[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또 제기했다. 미국이 도발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한국과 미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달 중순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북한의 핵·미사일과 수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 첫 해상훈련을 겨냥,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0일(현지시간) 리아보노스티에 따르면 마체고라 대사는 "만약 미국의 도발이 계속되고, 위험이 더 커지면 북한 지도부가 국가의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라며 "만약 핵실험이 이뤄진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그 동맹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7일 마체고라 대사가 러시아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이 역내에서 도발적 움직임을 계속한다면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하는 결정을 할지 모른다"고 밝힌 후 사흘 만이다.
앞서 한국 해군과 미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달 15~17일 이틀간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북한의 핵·미사일과 수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훈련을 했다. 훈련에는 한국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 등 2척과 미국 해군 제1항모강습단 소속 항공모함 칼빈슨함 등 5척,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콩고함 등 2척 등 총 9척이 참여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28일 ‘해일-1’을 개발·시험한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이어 같은 해 4월 8일 ‘해일-2’를 시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9일에는 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무모한 군사적 대결 광기를 절대로 묵인하지 않을 것’이란 제목의 담화를 통해 한국과 미국, 일본의 해상훈련을 비판했다.
북 국방성 대변인은 "우리 국가의 안전을 심중히 위협하는 행위"라며 "국방과학원 수중무기체계연구소가 개발 중인 수중 핵무기 체계 ‘해일-5-23’의 중요 시험을 조선 동해 수역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수중핵어뢰로 알려진 해일은 북한이 개발한 핵무인수중공격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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