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16일로 제19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3일부터 내달 8일까지 16일 간의 대장정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45개국 1만2500명이 참가해 총 40개 종목에서 481개 금메달을 두고 기량을 겨룬다. 참가자 수로도, 메달 수로도 역대 최다 규모다.
한국은 39개 종목에 선수단 1140여 명을 파견한다. 한국 선수단은 최대 금메달 50개, 종합 3위 수성을 목표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한 해 연기될 수 밖에 없었던 '47억 아시아인의 축제'다. 알고 보면 아시안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세 가지를 정리했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마스코트는 '장난이'
공식 마스코트는 '장난이'라고 불리는 세 쌍둥이 로봇이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시 억강남(憶江南·양쯔강 이남을 생각하며)의 시 구절에서 따왔다. 시에는 '양쯔강 이남을 생각하면 가장 기억나는 곳은 항저우(江南憶, 最憶是杭州)'라는 구절이 있다.
세 쌍둥이 마스코트는 항저우의 역사, 자연, 혁신 세 가지 요소이자 세 세계문화유산을 상징한다. 각각 충충(琮琮), 롄롄(蓮蓮), 천천(宸宸)으로 이름 붙여졌다. 항저우는 약 5000년의 역사를 지닌 고대 량주문화의 발상지인데, 충이란 이름은 량주(良渚)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 옥종(玉琮· 구멍 뚫린 다각형 모양의 옥그릇)에서 유래했다. 충충의 머리장식엔 옥종에 새겨진 짐승 얼굴 모양을 찾아 볼 수 있다.
롄롄은 항저우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인 서호(西湖)에 활짝 핀 연꽃을 뜻한다. 서호는 항저우의 또 다른 세계문화유산으로 중국의 10대 명승지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롄롄의 머리 끝에 놓여진 석탑 모양은 서호10경 중 하나인 삼담인월(三潭印月)을 나타낸다. 삼담인월은 밤에 뜬 달, 석탑, 호수가 서로 비추는 경관을 의미하는데 중국 1위안 지폐에도 그려져 있다.
천천은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운하 중 하나인 징항대운하를 형상화했다. 천천이라는 이름은 대운하에서 항저우 구간의 종점을 알리는 다리인 공신교(拱宸桥·공천챠오)에서 따 왔다. 천천의 이마 부분의 그려진 모양이 바로 공신교다. 머리 위 물결 모양은 항저우를 휘돌아 흐르는 강인 첸탕강을 상징한다.
◆ 메달 '후산'엔 항저우 상징물 그대로
항저우 제19회 아시안게임 메달은 '후산'이다. 항저우의 호수와 산의 풍광을 나타내는 말이다. 지난 6월 15일 아시안게임을 100일 앞두고 정식으로 공개됐다.
메달에서도 마스코트에 들어간 항저우의 자랑들을 찾아볼 수 있다. 총총이 상징하는 량주문화의 대표적인 유물인 사각 형태의 옥종을, 메달 상단 버클에 첸첸 이마의 공신교가, 롄롄 머리 장식인 삼담인월이 한 눈에 들어온다.
후산 앞면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엠블럼과 삼담인월, 역동적인 곡선의 배경으로 구성돼있다. 곡선은 항저우의 독특한 자연 풍광인 삼면운산일면성(三面雲山一面城·서호 주변으로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한쪽에 탁 트인 평야가 있다는 의미)을 나타낸다. 후산 뒷면에는 중국어와 영어로 된 대회 명칭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태양 휘장이 새겼다. 네모난 도장처럼 각국 선수들이 항저우 19회 대회에서 아름다운 기록을 남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이것도 스포츠? 새롭게 선보이는 종목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와 브레이킹이 첫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e스포츠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브레이킹은 불과 두달 전 세계적인 대회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둬 메달 전망이 밝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은 총 7개로 금메달 7개가 달려 있다. 세부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 League of Legends)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eace Elite Asian Games Version) △피파 온라인 4(EA SPORTS FC ONLINE) △스트리트 파이터 V(Street Fighter V: Champion Edition) △왕자영요(Arena of Valor Asian Games Version) △몽삼국2(Dream Three Kingdoms 2) △도타2(DOTA 2) 총 7개다. e스포츠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스타크래프트2 국가대표 '마루' 조성주는 금메달을, LoL 국가대표 '페이커' 이상혁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브레이크 댄스'로 알려진 브레이킹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등장했다. 두께 5cm, 가로·세로 6m 혹은 지름 6m 무대에서 댄스 배틀을 벌이는 형식이다. 남녀 개인전에 각각 1개씩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국가별로 비보이(남자), 비걸(여자)이 각 2명씩 출전한다. 지난 7월 항저우에서 열린 2023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아시아 브레이킹 선수권대회 남자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국가대표 김헌우와 동메달을 획득한 김홍열(남자 국가대표), 여자부 동메달리스트 전지예(여자 국가대표)에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