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러시아 중앙은행이 15일 기준금리를 12%로 3.5%포인트 한꺼번에 인상했다. 루블화 폭락에 대응하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에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이유로 금리를 8.5%로 1%포인트 인상했다.
러시아 매체 러시아투데이와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인 러시아은행(BOR)은 15일(현지시각) 긴급 이사회를 열고, 루블화 폭락을 저지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는 다음달 1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비상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을 당겼다.
하루전인 14일 외환시장에서 루블환율은 장중 달러당 101.45루블로 2% 이상 올랐다가 달러당 98.5루블로 장을 마감했다. 유로에 대해서는 유로당 111루블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루블화 가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급락한 지난해 3월 23일 이후 16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루블화 가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과 비교해서도 20% 넘게 떨어졌다.
루블화 가치 하락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늘어난 군수 관련 수요를 충족하려 수입을 크게 늘린 반면 수출은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러시아 경제의 핵심축인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은 서방의 경제제재와 유가하락 등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러시아은행도 이날 낸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물가안정 리스크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은행은 이어 "수요가 경제 생산능력을 넘어서 인플레이션을 높이며, 수입 수요 증가를 통해 루블화의 환율 역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루블화 가치 하락이 물가로 전이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4.3%였고 연말 물가상승률은 6%로 예상되고 있다.
막심 오레쉬킨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타스 통신 기고를 통해 "루블 약세와 인플레이션 강세의 주요 동인은 느슨한 통화정책"이라면서 "통화 약세는 경제 구조조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실질 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 국무부 산하 공영방송인 미국의 소리방송(VOA)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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