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러시아가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국경을 가로지르는 다뉴브강 내 우크라이나 항구와 곡물 사일로를 공습했다. 러시아는 지난 7월 흑해곡물협정 탈퇴 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시설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지역 다뉴브강의 이즈마일 항구 내 곡물 창고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는 소방관들이 사다리에 올라 건물의 거대한 불길을 진화하고, 다른 몇 개 건물이 파괴되고 곡물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이즈마일 항구는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에서 탈퇴하고 흑해의 우크라이나 항구들을 봉쇄한 이후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한 주요 대체 수송로 역할을 해왔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프 우크라이나 인프라 장관은 이날 "러시아는 창고와 곡물 엘리베이터를 공격해 약 4만t의 곡물이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쿠브라코프 장관은 "이 곡물들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국, 이스라엘 행이었다"면서 "항구들은 세계 식량안보의 근간이 되는 바로 그 항구'라고 강조했다.
브리지트 브링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는 미국 국무부 산하 공영방송인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러시아의 최근 공습이 가정과 항구, 곡물저장소, 건물, 남녀노소 등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평화를 바라지 않으며, 민간인들의 안전도 염두에 없음을 거듭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흑해곡물협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흑해곡물협정에 명시된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 보장을 협정 복귀의 조건으로 거듭 요구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러시아의 공격을 강력히 비난했다고 우크라이나 일간지 키이우포스트가 전했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프랑스 외무부는 러시아가 필수 곡물수출 시설을 파괴함으로써 전세계 식량안보를 고의로 위험에 처하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프랑스는 러시아가 가장 취약한 다수 인구를 희생하고 자국 이익을 추구하면서 농산물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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