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중국의 제조업 경기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꺼내고 있지만 20%를 넘는 청년실업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1일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중국의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달 31일 소비진작을 위하 20가지 조치를 발표했다. 자동차 구매, 주택 구매와 주택개량 규제 조치 완화 등이 포함됐다.
발개위는 지난 28일 발표한 유급휴가 제도 도입 등 소비활성화 대책과 관련해 이날 설명회를 열었다. 유급 휴가제와 탄력근무제를 새로 도입해 근로자들의 소비를 늘리며 관광지의 입장료 감면, 비수기 무료개방, 식당, 문화시설 등의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콘서트와 같은 대형 문화행사와 국제전시회 개최도 대폭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발개위는 앞서 지난달 21일 '자동차 소비 촉진에 관한 조치'와 '전자제품 소비 촉진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다.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 관련 시설을 늘리고 구입자금 마련을 위한 신용대출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이는 소비효과가 큰 자동차, 전자제품, 가구 등 내구재에는 중국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자 정부가 당근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리춘린 발개위 부주임은 소비 회복과 확대 20개 조치 발표 기자회견에서 "소비 촉진은 내수회복과 확장의 열쇠"라면서 "새 문서는 정책과 기관의 최적화를 통해 주민의 소비수요를 맞추고 소비잠재력을 풀어내기 위한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며했다.
중국 당국이 부양책을 꺼낸 것은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지표가 계속 나오는데 따른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31일 7월 제조업 PMI가 49.3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5월 48.8, 6월 49.0보다는 소폭 상승한 것이지만 기준치인 50을 밑돌았다.중국의 제조업 PMI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엔 3개월 연속 50을 넘겼으나, 4월 이후부터는 4개월 연속 50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
기업 구매 담당자 대상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PMI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각각 의미한다.
대기업 PMI는 50.3으로 전달과 같았으나, 중간규모 기업은 49.0으로 전달 대비 0.1% 포인트 상승했고 소규모 기업도 47.4로 1.0 포인트 올랐다.
중국의 7월 비제조업 PMI는 51.5로 확장세를 유지했지만 전달(53.2)보다는 하락했다. 비제조업 PMI는 올해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이후 여행과 외식 수요 등에 힘입어 확장 국면을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3월부터는 계속 내리막을 걸으면서 회복세가 둔화하는 형국이다.
업종별로는 레저·관광, 철도·항공운송, 숙박, 요식업, 문화, 체육 등의 기업활동지수가 50을 넘겼다. 반면 자본 서비스와 부동산 비즈니스 등은 50을 밑돌았다.
게다가 청년 실업률은 석 달 연속 20%를 웃돌고 있다.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 국가기관들은 상반기 동안 일자리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업률을 낮추는데는 역부족이다. 중국 인사사회보장부에 따르면, 상반기 동안 도시지역에서 678만개의 일자리를 추가했다. 이는 연간 일자리 목표치의 57%를 달성한 것이다.
6월 도시지역 실업률은 5.2%를 나타냈다. 5월 5.1%보다 높아졌다. 가장 큰 문제는 청년층(16~24세) 실업이다. 중국의 청년층 실률은 지난 4월 최초로 20%를 넘어선 데이어 6월에는 21.3%를 기록했다. 이는 청년 5명 중 1명이 실업자란 뜻이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에 대졸자 1158만 명이 쏟아져 나온다는 점이다.
중국 노동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하반기에 청년층 특히 대졸자 고용 촉진에 나설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58만 명의 대졸자가 쏟아져 나온다.
중국은 밖으로는 미국의 경제봉쇄정책, 안으로는 내수부진 등 이중고에 살리고 있는 형국이다. 시진핑 정부가 이 같은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 투입 등 양적완화가 필요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 탓에 이마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