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미국이 지원하겠다고 한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에 이미 도착했다. 러시아는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이미 미사일에서 투하했는데 불발된 집속탄 증거가 많다. 참호전을 벌이고 있는 양측은 앞으로 집속탄으로 쌍방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CNN은 1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장성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제 집속탄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우크라이나 남부 타브리아 합동군 작전 사령관은 이날 CNN에 "(집속탄을) 방금 전 받았고, 아직 사용하진 않았지만 (전장 상황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도 우리가 이것을 가지면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것이 사용될 수 있는 지형의 일부를 포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르나우스키 사령관은 "고위 지도부가 이 포탄을 사용할 지역을 정할 것"이라면서 "이는 매우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미군의 더글러스 심스 중장도 이날 국방부 기자 브리핑에서 미국제 집속탄이 현재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확인했다.
미국은 지난주 '이중목적성능향상재래식탄약(DPICM)'으로 알려진 집속탄 수십만 발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인마살상탄과 장갑관통탄 등 새끼 폭탄이 내장된 포탄이다.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가 표준 탄약 부족을 겪고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으며 집속탄 공급을 임시방편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인구 밀집지역에서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포탄 사용 지역을 기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이 제공한 폭탄은 155mm 집속탄이다. 이밖에 105mm나 203mm 곡사포탄, M270 다연장 로켓과 M142 고속기동야포로켓체계(하이마스)용 로켓,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 미사일도 집속탄을 발사할 수 있다. 로켓탄의 경우 최대 수백개의 자탄을 탑재하고 있다가 표적 지역 상공에서 자탄을 퍼뜨려 표적을 파괴한다. 미국은 본토와 동맹국에 총 300만 발의 각종 집속탄을 보유하고 있다.
집속탄 한 발은 유도다연장로켓단일탄두(GMLRS-U)와 고폭탄 탄두로 무장한 포탄 5발 이상의 효과를 낸다고 더워존은 전했다. 그렇기에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이 러시아의 완고한 방어선을 돌파하는데 도움이 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자탄이 터지지 않고 있다가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123개국이 집속탄금지협약(CCM)에 참여해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이 조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반발하며 집속탄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집속탄이 민간인에게 끼칠 위험을 알기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 작전 중 이것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이것을 사용하기로 결정한다면 (러시아도) 상응하는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자하로바 대변인의 말은 거짓이다. 러시아는 집속탄을 탑재하고 있는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고 불발탄이 든 미사일 사진도 나와 있다.
CNN도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 중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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