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이번에도 MQ-9 '리퍼' 드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지도자가 미군의 공습에 제거한 주역이 미군의 공격 드론 대명사 MQ-9 '리퍼' 드론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나온 말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7일 시리아 알 밥 지역을 공습해 시리아 동부지역 IS 지도자인 우사마 알 무하지르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공습에는 MQ-9 리퍼 무인항공기(드론)이 3대가 동원됐으며 러시아 공군기의 방해를 받은 드론들이었다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다.
'리퍼(Reaper)는 '죽음의 신'이란 뜻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MQ-9 리퍼 드론은 그동안 수많은 적들을 제거하는 데 이용됐다. 2018년 IS 수장 아부 바르크 알 바그다디, 2020년 1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은 대표 사례다. 알 무하지르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사살됐다고 ABC방송이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IS는 2014년 시리아와 이라크의 상당지역을 장악하고,'칼리프 국가'(이슬람 신정일치 지도자인 칼리프가 통치하는 이슬람국가)를 선포하고 극단의 이슬람 원리주의로 장악 지역을 가혹하게 통치하고, 납치한 외국인 인질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IS는 2019년 시리아에서 마지막 영토를 잃은 뒤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반군의 통제 하에 있는 지역을 피난처로 삼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시리아 내에서 IS 소속으로 의심되는 민병대 공습 작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고 드론으로 꼽히는 MQ-9 리퍼는 무장을 갖춘 무인기로 정보수집과 정찰·감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공격 기능을 갖춰 '암살 드론'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미 공군에 따르면, MQ-9 리퍼는 길이 11m, 날개 너비 20.1m, 높이 3.8m의 당당한 체구를 가진 드론이다. 연료와 무기를 싣지 않은 공허 중량은 2.22t이며, 연료와 무기, 각종 장비를 실은 최대 이륙중량은 4.7t이다. 900마력 짜리 엔진을 탑재해 최고속도는 시속 482km에 이른다. 최대 15.2km 상공까지 비행하고 한 번에 1150마일(1770km)을 날 수 있다. 한 번 이륙하면 최장 14~28시간 체공하면서 임무를 수행한다.
리퍼는 강력한 무장능력을 갖고 있다. 공대지 미사일인 AGM-114 '헬파이어'만을 달 경우 최대 8발을 달 수 있으며, 임무에 따라 레이저유도폭탄인 GBU-12 페이브웨이2,GBU-38합동직격탄(JDAM), GBU-49 성능향상 페이브웨이2,GBU-54레이저 JDAM 등을 섞어 탑재한다.
표적 획득을 위해 합성개구레이더, 강력한 적외선 추적 센서, 주야간 TV카메라, 단파 적외선 카메라와 레이저 지시기, 레이저 조사기,레이저 거리측정기 등을 장착하고 있다.
미군은 이번 공습에 어떤 무기를 사용했는지는 자세하게 밝히지 않고 공습에서 민간이 사망했다는 어떠한 조짐도 없다고만 덧붙였다. 따라서 알 무하지르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개활지에서 헬파이어 미사일에 사살됐을 수도 있고 아니면 탄두에 폭탄을 탑재하지 않고 칼날이 펴지도록 헬파이어를 개조한 닌타폭탄인 R9X에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퍼는 기체 조종사, 센서·무기 작동 기술자가 2인 1조로 원격 조종한다. 2011 회계연도 기준으로 시스템 1개 당 가격은 센서를 장착한 드론 4기, 컨테이너 박스 지상통제소, 데이터링크를 합쳐 5650만 달러였다.
미군 외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인도, 일본, 네덜란드 등이 운용중이다.
마이클 쿠릴라 미 중부사령관은 "IS는 이 지역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위협"이라면서 "IS를 격퇴하기 위한 태세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쿠릴라 사령관은 "IS는 이 지역과 그 이외의 지역에 위협으로 남아 있다"면서 "미군은 이카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파트너와 함께 IS 격퇴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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