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종차별 반대 시위 닷새째 계속


17세 소년 경찰 총격 사망 촉발

프랑스 경찰이 1일 남부 마르세이유에서 경찰에 반대하는 시위대 시위로 불에 타고 있는 쓰레기통 옆에 서 있다. /프랑스24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난 알제리계 17세 소년이 경찰 총격에 숨진 사건으로 프랑스 전역에서 인종 차별과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폭력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3년 만의 독일 국빈 방문을 연기하고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

2일(현지시각) 프랑스24 등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파리와 마르세이유 등 프랑스 전역에서 폭력 시위가 일어나자 주요 도시에 경찰 4만5000명을 배치해 시위진압에 나섰다. 시위진압에는 장갑차와 헬리콥터 등이 동원됐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7일 파리 외곽 낭테르의 도로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는 17세 소년 나엘이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차 안에서 숨진 게 계기가 됐다. 당시 경찰관은 교통 법규를 위반한 나엘의 차를 세웠는데, 나엘이 이를 무시하고 출발하자 발포했다. 나엘은 왼팔과 흉부를 관통한 총상을 입고 숨졌다.

나엘의 할머니는 폭력 시위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냈으나 폭력시위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시위대는 자동차에 불을 지르거나, 전자제품 매장과 수퍼마켓, 담배가게 등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물건을 약탈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프랑스 중북부 발드마른주에 있는 라이레로즈(L'Hay-les-Roses)시에서는 시위대가 자동차로 시장 집을 들이받았다. 시장의 부인과 두 자녀는 당시 뒷마당을 통해 피신했다.

특히 프랑스 남부 대도시 마르세유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계속된 탓에 프랑스 명품 기업 LVMH의 브랜드 셀린느가 2일 예정된 '2024 남성복 쇼' 개최를 취소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23년 만의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엘리제궁에서 총리와 내무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등 정부 고위급이 참석하는 비상회의를 주재했다.

당초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초청으로 2~4일 독일 국빈 방문 예정이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일요일에 프랑스 시위를 걱정스럽게 보고있다고 전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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