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중국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정보수집용 풍선(스파이 풍선)이 미국 상공에 출현해 2~3일간을 떠돌아다녔다. 특히 미국의 '미나트맨' 핵미사일 기지 위를 비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이 발칵 뒤집졌다. 미국은 F-22 스텔스 전투기를 출격시켜 격추하려다가 파편 추락 등에 따른 피해를 염려해 격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헬륨가스를 넣은데다 태양광 패널로 동력을 공급하는 정찰 풍선은 전투기(20km)와 상업용 항공기(12km)의 비행고도 보다 훨씬 높은 24~37km 고도를 비행한다.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주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일정을 취소할 지에 이목이 쏠린다.
폭스뉴스와 CNN 등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미국이 "현재 미 대륙 상공에 있는 고고도 감시용 풍선을 탐지∙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이 풍선은 알류산 열도와 캐나다를 거쳐 몬태나주 빌링스로 날아들었다. 몬태나주는 미국의 3개 핵미사일 사일로 중 하나를 미공군 맘스트롬 기지에 보유하고 있다.
풍선은 지난 1일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서 식별됐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풍선이 포착된 뒤 미국 북미방공사령부(NORAD)는 스텔스 전투기 F-22 등을 출격시켰다고 보도했다. 미군 지도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풍선 파편이 지상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격추하지 말 것을 조언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 같은 풍선이 미 상공에서 목격된 것은 처음이 아니라면서 풍선이 상업용 항공기 항로보다 훨씬 높은 고도를 비행하고 있어 민간 항공기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밀리 합참의장 등 미국 군부 고위 지도자들은 화상회의를 갖고 잠재위협을 평가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여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정보 당국은 이 풍선이 중국 소유라는 것에 대해 "매우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관리들과 복수의 경로를 통해 긴급하게 접촉하고,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잠재 사건재발에 대비해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차이나데일리는 "정찰 풍선 주장은 거짓"면서 "미국을풍선으로 정탐하려면 1940년대 기술을 사용할 만큼 뒤처져야 하면서도 태평양을 건널 때 고도를 조절해야 할 만큼 첨단이어야 한다"면서 "거짓을 조작하는 측은 무지를 드러낼 뿐"이라고 비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상황을 파악 중"이라면서 "쌍방 모두 냉정하고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미국은 고도도 정찰 풍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중서부 6개주에서 광역 정찰 시험을 수행하기 태양광 추진 고고도 풍선 시험을 25차례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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