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중국의 공군 전투기의 침공 위협에 대응해 대만이 추진해온 F-16 전투기 개량 사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16V로 재탄생한 100번째 개량 기체가 곧 대만 공군에 복귀한다. 능동전자주사위상배열(AESA)와 최신 임무컴퓨터를 탑재한 F-16V(바이퍼)는 대만이 보유한 노후 F-16A/B에 비해 전투능력이 크게 향상된 기체다.
대만의 영자신문 타이완뉴스와 리버티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의 F-16V 100번째 기체가 30일 군용기와 민항기를 연구개발, 생산하는 대만 한샹항공(AIDC)에서 3번의 비행시험을 마치고 공군지로 복귀했다.이 전투기 동체 번호는 6673으로 대만 공군의 100번째 성능개량 전투기다.
대만공군은 중국의 군사위협에 대응해 2016년부터 노후한 F-16A/B형 141대를 F-16V형으로 개량하고 있다. 게량 대상 마지막 기체도 입고됐다. F-16V 기체 개량은 내년 32대를 끝으로 완전히 종료된다. 화롄 공군기지와 치아이 공군기지는 이들 기체 수용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개량사업을 통해 대만군은 노후 F-16A/B형에 AESA레이더, 최신 항전지스템,고해상도 대형 디스플레이, 고용량 고속 데이터 버스,링크16 테이터 링크, 스나이퍼 타게팅포드, GPS항법자치, 지상 충돌방지 장치 등을 탑재시켜 F-16V형으로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다. APG-83 AESA 레이더는 미국이 자랑하는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와 F-35 합동공격기와 공유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써 5세대 전투기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16V는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 AIM-120과 공대함 미사일 '하푼'을 운용할 수 있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F-16V를 기술상으로 가장 발전한 4세대 전투기라고 자평한다.
대만은 이와 별개로 미국에서 최신형인 F-16V 66대도 직도입한다. 이미 2019년 4월 미국 정부의 판매승인은 났다.
두 사업이 완료되면 대만은 약 200대의 최신 F-16 전투기를 운용하는 나라가 된다.F-16은 길이 10.27m, 동체포함 너비 9.45m, 높이 5.09m의 크기에 최고 속도는 마하 2 이상인 전투기다. 자체 중량 9.2t에 무기와 연료를 모두 탑재한 최대 이륙중량은 21.772t이다. 동체에 3곳, 양날개 끝 2곳, 주익 아래 6곳 등 11곳의 무기 장착대에 단거리,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마베릭 공대지 미사일, 함 공대지 미사일과 폭탄 등을 최대 7.7t 싣는 다목적 전투기다.
그럼에도 대만공군이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과 군사력 균형을 이루려면 가야할 길이 멀어도 한참 멀다. 이는 미국 정부가 1970년대 제정된 '대만관계법'에 따라 일체의 공격형 무기를 판매하지 않은 탓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대만 당국이 꾸준히 전투기 판매를 요청해 왔지만 거절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 정책을 바꿔 전투기 판매를 승인하면서 대만 공군의 현대화 작업이 시작됐다.
중국군은 막대한 국방비(2022회계연도 1조 4500억 위안, 미화 2290억 달러)를 바탕으로 '중국판 F-15'라는 출중한 다목적 전투기 J-11를 253대를 배치했고 염가형인 J-10을 개발해 400여대 배치하는 등 대만군을 압도하는 공군전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대만 공군의 조종사와 전투기 피로도를 높이는 소모전술을 펴고 있다. 중국 전투기들이 ADIZ를 침범할 때마다 대만 공군은 비상출격해야 하는 만큼 조종사와 기체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 공중급유기 등 다수의 항공기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거나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침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한번에 71대의 항공기와 함정 7척이 ADIZ를 침범하고 중간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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