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이 8강에서 탈락하자 모로코 국적의 9살 소녀 팬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를 놀렸다가 비난의 대상이 됐다. 도를 넘는 악플이 이어지자, 소녀의 어머니가 호날두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모로코인 A양의 어머니는 지난 17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 세계에 있는 호날두 팬들에게 사과하는 영상을 올렸다.
소녀의 어머니는 "지금 내 딸은 댓글 때문에 밥도 먹지 않고 말도 하지 않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라며 "딸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를 모욕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과는 지난 11일 열린 모로코와 포루투갈의 월드컵 8강전에서 비롯됐다. 당시 모로코는 포루투갈을 1-0으로 이기고,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4강 진출이 무산된 호날두는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축제 분위기에 빠진 모로코 관중들은 경기 직후 "호날두는 어디에 있나?", "모로코는 여기(카타르)에 있고, 포루투갈은 공항으로 갔다", "호날두는 공항에 있다"고 외쳤다.
A양도 영상에 등장해 "포루투갈, 공항은 저쪽이다. 호날두는 어디 있나? 그는 지금 차 안에서 울고 있다"며 "불쌍한 호날두"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에 올랐고, 호날두의 팬들은 소녀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A양 어머니의 SNS에 "걸어 다니며 말하는 낙태 광고", "콘돔의 필요성" 등 도를 넘는 악플을 남겼다.
A양 어머니는 "딸은 축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주위에서 들은 말을 되풀이했을 뿐이다"라며 "이제 9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내 딸은 그저 기쁨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인데 안타깝게도 SNS의 희생양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호날두의 모든 팬에게 사과드린다"며 "자신이 뭐라고 말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내 딸을 친동생처럼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호날두는 지난달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소속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퇴출당했다. 이후 월드컵에서도 부진을 거듭하며 패널티킥으로 1골을 넣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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