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일본 수도 도쿄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가 시장예상치를 넘어 40년 사이 최대로 올랐다.도쿄 CPI는 전국 CPI에 앞서 나오는 것으로 전국 물가지수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도쿄 CPI가 오르면 전국 CPI도 오를 것으로 예고한다.
일본 총무성은 25일 11월 도쿄 CPI가 103.6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6%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8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으로 당시에는 전년 동기 대비 4.2% 올랐다. 도쿄 CPI에는 변동이 큰 신선식품은 제외된다.
신선식품에 연료비까지 제외하는 '도쿄 핵심 중의 핵심 물가지수(cc CPI)'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5% 올랐다. 이 지수는 15개월 연속 상승했다.
10월 도쿄 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4% 상승했고 ccCPI는 2.2% 올랐다. 지난달 전국 CPI는 3.6% 상승했다.
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스는 "엔화 약세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11월에는 전국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일본 내 물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 CPI는 올 1월에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상승폭이 계속 커지면서 지난달엔 3.4%까지 올랐고 결국 이번 달에 40년 7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에너지 관련 가격이 24.4%나 상승했다. 이 가운데 가스비가 32.5%, 전기요금은 26%나 올랐다.식료품 가격도 6.7% 상승했다.
이처럼 전기요금과 식료품 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와 견준 일본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상승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엔화 약세로 수입 비용이 증가하자 기업들이 가격을 올려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엔화 약세는 미국과 일본 사이 금리 차이 때문에 생기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서 지난 3월부터 기준금리를 0.25%에서 3.25%까지 인상했다. 반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고금리를 감당하기에는 일본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0% 이하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내 자금이 금리가 높은 미국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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