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정찰 공격 드론인 '그레이 이글(Gray Eagle)' 드론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일부 개조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그레이 이글에 탑재되는 최첨단 기술을 제거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 위한 준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케이블 방송 CNN은 14일(현지시각) 2명의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그레이 이글 개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 같은 변경은탑재된 민감한 기술의 손실이 덜한 위험이 되도록 하고 우크라이나가 그것을 인수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그레이 이글이 격추당해 적 수중에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염려하는 첨단 기술은 이미징과 정보수집, 센서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의회의 한 관리는 CNN에 "특정한 아주 기술적인 변경과 제거가 가까운 시일 안에 이뤄질 수도 있다"면서도 "그것들은 시간이 걸리고 아주 복잡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리는 "미 육군이 그레이 이글에 어떤 변경이 가능할 지 검토하는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스팅어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제공할 때도 나사 몇 개를 빼내 기밀 부분품을 제고한 만큼 미국이 미국 무기체계를 재개조한 전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관리들과 이번 결정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국방부가 MQ-1C '그레이 이글' 드론 제공이 확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우크라이나이에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6월1일(현지시각) 3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그레이 이글 4대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해 미국 정부가 그레이 이글을 제공할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는 몇 달째 계속 첨단 드론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고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17명은 지난 9월 그레이 이글 제공을 위한 검토절차 속도를 높일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첨단 무인기 제공이 러시아에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고 최첨단 기술을 도난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WSJ가 미국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보도했지만 그레이 이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으며 완전히 배제되거나 공식으로 거부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리는 "그럼에도 필요한 개조를 할 수 있다면 이 특별 체계를 제공하는 여전히 관심이 있다"면서 "그것은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에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인 로저 캐비네스 대령은 이에 대한 코멘트를 하지 않고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지원을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미국 방산업체 제너럴어토믹스가 생산하는 그레이 이글은 길이 8.53m, 날개너비 17m, 높이 2.1m의 중고도 장기 체공 무인기다. 최대 이륙중량은 1.63t이다. 최고 비행속도는 시속 308km이다. 최고 8.8km 상공에서 최장 30시간 동안 떠다니면서 임무를 수행한다. 24시간 연속 비행과 고화질 감시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8km 가량 떨어진 적 전차를 공격할 수 있는 AGM-114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 4발과 최신형 소형 정밀유도폭탄 GBU-44/B '바이퍼 스트라이크' 4발을 함께 장착할 수 있다. 혹은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 8발을 탑재한다.

그레이 이글은 AH-64 아파치 공격 헬기와 유무인기 합동 작전(MUM-T)을 통해 기계화부대, 공기부양정 등을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어 위력이 배가된다. 또 적의 움직임을 아파치 헬기에 실시간으로 전송해 정확한 공격을 유도하는 기능이 있다. 이 덕분에 그레이기글을 우선 적진으로 보내 정찰시키고, 뒤따르는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가 정찰 정보를 받아 뒤에서 공격하는 전술을 펼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아파치헬기가 배치돼 있지 않아 설사 그레이이글이 배치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작전을 수행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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