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이란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전 소수의 드론을 제공한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매일 최소 10기의 드론을 격추한다며 이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C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각) 국영 IRNA 통신에 "우리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수개월 전에 소수의 드론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은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을 이용해 최근 수 주간 우크라이나에 공격을 가했다고 비난하자 이란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도 않았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드론 제공 사실을 줄곧 부인해왔다.우크라이나 언론에는 자폭 드론인 이란의 '샤헤드-136' 드론의 잔해 사진이 자주 올라왔다.
러시아는 최근 자폭 드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발전시설 등 주요 인프라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그는 "서방국가들은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과 미사일을 제공해 전쟁을 돕고 있다고 이란을 비난한다"면서 "드론에 대한 부분은 맞지만 미사일 부분은 완전히 틀렸다"고 일축했다.
CNBC에 따르면, 이란 관리 2명과 외교관 2명은 지난달 로이터통신에 이란이 드론 외에 러시아에 지대지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CNN은 이란의 무기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있는 한 서방국 관리는 이란이 러시아가 우크라이자 전쟁에서 쓰도록 더 많은 공격 드론과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란이 해명을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는 동영상 연설에서 "4일에만 드론 11기를 격추했다"면서 "이란이 명백한 사실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한다면 러시아와 이란정권간의 테러리스트 협력을 조사하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하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버트 말리 미국의 이란 특별대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드론 몇 개를 제공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적었다. 말리 특사는 "그들은 올여름에만 수십기를 보냈고 러시아가 사용용하는 것을 돕기 위해 러시아 점령 우크라이나 지역에 군인력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이란 장성 3명과 무기회사에 대해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혐의로 제재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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