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에 자폭드론 '피닉스고스트' 1100기 지원한다


러시아 이란산 샤헤드-136 자폭 드론 다량 운용에 대한 대응 조치

미국이 4일 우크라이나에 자폭 드론 피닉스고스트 1100기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 일러스트레이션./디펜스익스프레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러시아가 이란에서 자살폭탄 드론 '샤헤드-136'을 대량으로 도입해 운영하는 데 대응해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자폭 드론을 대량 지원하기로 했다. '피닉스 고스트(Phoenix Ghost)'가 주인공이다. 러시아의 자폭 드론 공격에 자폭 드론 공격으로 응수하는 셈이다. 미국은 지난 7월 피닉스 고스트 580기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1100기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적은 비용으로 러시아군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비대칭 무기'로 평가된다.

미국 국방부 사브리나 싱 대변인은 4일(현지시각) 기자 설명회에서 4억 달러(약 566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피닉스 고스트'를 포함시켰다. 이번 지원 패키지에는 미국제 중거리 지대공 무기체계 호크 미사일, 체코제 T-72 전차 45대, 미국제 M-1117 장갑차 등의 개조비용이 포함돼 있다.

러시아가 우르크라이전쟁에서 대량으로 운용핱는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136./우크라이나뉴스 트위터

피닉스 고스트는 미국 국방부가 지난 4월에 121기 이상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무기다. 미국 국방부는 이어 지난 7월22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16번째 무기지원 계획에도 포함시켰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피닉스고스트' 전술 드론 580기를 포함시켰다.

싱 대변인은 우크라이니의 '피닉스고스트' 인수 일정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우크라이나는 이미 1차분을 인수했다"는 말로 답을 대신하고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전술 드론 '피닉스 고스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의 요구에 맞춰 우크라이나에 보내기 위해 급히 개발한 자살폭탄 드론이다. 즉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처럼 넓은 평지에 맞도록 설계된 것이다.

'피닉스고스트'는 미국 공군이 개발하고 공중 정보수집 솔루션 전문 업체인 에이벡스 에어로스페이스(Avex Aerospex)가 생산한 것이다. 이 드론은 하늘을 날아다니다 목표물을 발견하면 표적에 충돌해 파괴한다. 불사조란 뜻의 '피닉스'와 유령이란 뜻의 '고스트'란 말이 암시하듯 유령처럼 몰래 날아다니다 불사조처럼 자폭하는 드론인 셈이다.

값이 싼 일회용 드론이다.

미 해병대원이 미국 소형 드론 전문회사 에어로바이런먼트사의 스위치블레이드를 발사관에서 날리고 있다./에어로바이런먼트

자세한 제원은 공개된 것이 없다. 미국 국방부나 에이벡스 모두 함구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700발을 공급한 자폭드론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성능과 제원을 추정할 수 있지만 성능은 다르다. 체공 비행시간은 여섯 시간 이상으로 알려졌다.

배낭에 넣을 수 있는 소형 발사관에서 쏘는 스위치 블레이드는 미국의 명품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을 기반으로 개발한 탄두를 탑재해 장갑차를 관통파괴할 수 있으며 비행시간은 40분이다. 여기에 소형 카메라와 항법체계가 장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은 주변 지형지물은 물론 침입하거나 숨어있는 적 동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미국이 '피닉스고스트'를 다량 지원한다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프라를 파괴하고 시민들에게 공포심을 자아내기 위해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자폭 드론' 샤헤드-136에 비하면 수가 뒤지는 물론 시기도 늦은 것으로 판단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러시아가 이란제 '카미카제' 드론 2400대를 구입했지만 그 편대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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