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이에 대응해 미국이 유럽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토) 기지에 신형 전술핵 배치를 서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핵무기는 'B61-21'로 나토 공군기지에 배치된 약 100기의 B61-12 핵폭탄을 개량하는 것으로 구형 B61-12를 대체할 예정이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6일 한 외교 소식통과 이 문제에 정통한 복수의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서방은 러시아가 이 선을 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러시아와 서방간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이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나토 동맹국들에게 당초 내년 봄으로 계획한 신형 ‘B61-21’ 핵무기 배치가 올 12월로 수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나토 15개 동맹국은 나토는 러시아의 핵 공갈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에너지부와 공군 전문 매체 에어포스테크놀러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에너지부 주관하에 100억 달러를 투입한 B61-12 수명연장프로그램(LEP)을 벌이고 있다. 오는 2026 회계연도 완료될 이 사업은 재고로 보유중인 기존 B61 3,4,7,11형을 교체하기 위한 것이다.
핵무기의 수명을 최소 20년 연장하기 위해 핵과 비핵 구성품을 수리하고 재사용하며 대체하는 사업으로 정밀유도장치(테일 키트)를 'B61-12'에 개량형 신형핵폭탄 'B61-21'로 만들고 있다.
이 폭탄은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과 차세대 스텔스폭격기 B-21, 스텔스 전투기 F-35, 4세대 전투기 F-15,F-16에 탑재가 가능하며, 목표물에 따라 폭발력과 관통력을 조절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폭발력은 03킬로톤(kt, TNT 1000t), 1.5kt, 10kt, 50kt 등 4가지이며 원형공산오차는 약 30m다.
폴리티코는 또 신형 ‘B61-21’ 전술핵 무기는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와 터키의 공군기지에 보관된 약 100기의 B61계열 핵폭탄을 대체할 예정이라고 붙였다.이 폭탄은 미국과 동맹국의 폭격기와 전투기들이 유사시 탑재할 수 있다.
미 국방부 대변인 패트릭 라이더 준장은 "미국의 B61 핵무기의 현대화는 수년 동안 진행되어 왔으며 B61-12 개량형으로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이전 무기를 교체할 계획은 오랫동안 계획되고 예정된 현대화 노력의 일부"라고 밝혔다. 그는 "그것은 우크라이나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어떤 식으로든 가속화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61계열 핵폭탄은 1960년대 초 전술∙전략 겸용 핵무기의 필요성에 따라 처음 개발됐다. 1968년 이후 수십 년 동안 12 종류의 개량형 모델을 포함해 3000기 이상 생산됐다. 가장 최신형이 B61-12로 길이 12피트(3.65m), 무게 825파운드(약 374kg)이다.
미 공군은 신형 핵폭탄의 F-35A 탑재시험을 2021년 10월에 했고 F-15E 탑재 시험은 2020년에 성공했다. 당시 F-15E는 2만5000피트 상공에서 B61-12를 투하했으며 폭탄은 약 55초간 비행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 미공군은 F-35A에 신형 B61-21 핵중력폭탄을 통합하는 작업을 순조롭게 끝내고 있는 중이며, 2022년 이후 생산이 시작되면, 핵폭탄 투하능력을 가진 F-35A가 잠재 적국 상공을 은밀하게 날아다니면서 쪽집게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