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지난 17일 러시아의 최신예 전폭기 수호이(Su)-34가 우크라이나 주변 국경지대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이는 러시아 공군이 손실한 17번째 Su-34다. 이 전폭기는 특이한 구조 때문에 관심을 받는 항공기다. 조종사가 나란히 앉도록 설계된 전폭기다.
타스통신과 러시아 투데이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Su-34 항공기가 남부 군사지역 비행장에서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다 엔진 한 개에서 불이 나 예이스크 시내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예이크시는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직선거리로 약 70km 떨어진 러시아의 크로스노다르 지역 아조프해의 항구도시다. 성명은 "해당 항공기가 아파트 단지 마당에 부딪힌 뒤 연료에서 흘러나온 기름에 불이 붙어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9층짜리 아파트 건물이 불길에 휩싸여 민간인 6명이 숨지고 25명 이상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옛 소련 시절 지어진 해당 아파트 건물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조종사 2명은 추락 전 탈출했다.
Su-34 '풀백'은 제공기인 Su-27의 파생형 항공기로 구조와 꼬리날개, 카나드 등은 Su-27과 거의 동일하다. 수호이사가 생산하는 이 전폭기는 엔진2개를 탑재하고 있으며 전천후 초음속 중거리 전투 폭격임무, 정찰, 전자전 상황에서 전투임무를 맡는다. 1990년 초도비행을 했으며 2014년 러시아 공군에 배치됐다. 지상 표적과 해상 표적을 공격하고 차단하기 위한 전술임무를 위해 설계됐다. 지상 공격기인 Su-24와 장거리 폭격기 Tu-22M을 대체하기 위한 항공기라고 할 수 있다.
조종사와 지상 공격 임무를 맡는 무기 관제사 등 2명이 탑승하는 데 좌석이 앞뒤로 배치되지 않고 나란히 배치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왼쪽 좌석이 조종석, 오른쪽이 무기관제사다.이 때문에 기수 부분이 넓어져 오리주둥이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덩치도 크다. 길이 23.34m, 너비 14.7m, 높이 6.09m다. 자체 중량 22.5t, 연료중량 12.1t, 최대 이륙중량은 45.1t이다.
최고 속력은 마하 2.02(음속의 2.02배)이며 항속 속력도 마하 1.2에 이른다. 전투반경은 1100km, 최대 항속거리는 4000km다. 상승한도는 15km다.
무장은 튼실하다. 양날개와 동체 밑 등 12곳의 무기 장착대에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공대함 미사일, 레이저유도폭탄 등 각종 폭탄, 20발 들이 로켓포드 등 12~14t에 이르는 무기로 무장한다. 공대공 전투 임무를 수행할 경우 ,R-27 미사일 2발, R-73미사일 2발, R-77 미사일 2발로 무장한다. 공대함 임무를 수행할 경우에는 무게 1.5t, 사거리 300km인 P-800 오닉스 대함 미사일, 램제트 엔진 장착 극초음속 미사일 Kh-41로 무장한다.
자체 방어를 위해 30mm 기관포로 무장하고 있다.
흠이라면 러시아 공군 항공기 중 추락 빈도가 높다는 점이다. 유라시안타임스는 보도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는 전체 Su-34의 약 10%를 잃었다고 전했다. 러시아공군이 보유한 Su-34는 120여대로 알려졌다. 공군 전문 매체 키 에어로(Key Aero)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러시아공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잃은 Su-34는 16대로 확인됐다. 이중 15대는 표준형 Su-34이고 한 대는 개량형인 Su-34M이라고 유라시안타임스는 덧붙였다.
무기 탑재량이 많고 초음속 비행을 하는 만큼 서방의 지상군에게는 큰 위협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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