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대만 해역에 '둥펑' 탄도미사일 11발 발사


일본은 9발로 발표...둥펑 15 유력

중국군이 보유한 둥펑 15 탄도미사일. /CSIS 미사일쓰렛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중국 군이 낸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대응으로 대만을 포위한 고강도 군사훈련을 벌이면서 대만 북부와 동부, 남부 해역에 탄도미사일 '둥펑' 11발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군은 사거리 1000km미만의 둥펑 계열 미사일을 다종 배치해 놓고 있는데 둥펑 15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을 관할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군사훈련 첫 날인 4일 대만 동부 외해 일대에서 여러 발의 재래식 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으며, 목표물은 모두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번 훈련에서 정밀 타격과 지역거부 능력을 시험했다"면서도 훈련에 동원된 미사일이 어떤 종류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군은 지난 2일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직후 4일부터 7일까지 타이완 주변 6개 구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훈련 기간 중 구역 내 선박과 항공기의 진입을 금지했다.

중국군 미사일이 화염을 내며 날아오르고 있다. /CCTV캡쳐

5일 대만 영자신문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이날 오후 1시 56분께부터 '둥펑(DF)' 계열 미사일 여러 발을 대만 동북부와 서남부 해역을 향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둥펑은 중국의 탄도미사일이다. 대만 국방부는 오후 5시30분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군이 대만 북부와 동부, 남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측 발표대로 이날 중국 군의 미사일이 대만 동북부 해역에 발사됐다면 이는 중국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렀다는 뜻이 된다.

중국이 4일 쏜 탄도미사일 궤적과 탄착지점./베트남 두안당 트위터

일본 방위성은 이날 중국군 9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이중 5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으며 이중 네 발은 대만 상공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군은 이날 일본시각으로 오후 2시56분께 대만을 마주보는 푸젠성 해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350km였다. 다섯 번째 미사일은 저장성에서 발사됐으며 비행거리는 약 650km로 가장 길었다. 나머지 미사일은 500~550km라고 일본 방위성은 밝혔다.

대만 대형 언론사인 UDN(연합신문망)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군이 쏜 미사일이 둥펑 15B라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CSIS 산하 사이트인 미사일쓰렛에 따르면, 중국은 사거리 1000km 미만인 둥펑계열 미사일을 다양하게 배치해놓고 있다. 이중 둥펑 15 사거리가 600~900km, 둥펑 16 사거리가 800~1000km다. 일본 방위성 발표에 나온 사거리와 UDN 보도를 종합하면 둥펑 15가 유력하다. 둥퍼 15는 이동식 탄도미사일로 1단 고체 연료 미사일이다. 지름 1m, 길이 9.1m, 탄두중량 500~750kg, 발사중량 6.2t인 미사일이다. 핵탄두와 일반 고폭탄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중국 군은 이날 미사일 발사 훈련뿐 아니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를 겨냥한 장거리 실탄사격 훈련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간선은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에 있는 임의의 선이다. 지난 1955년 미 공군 벤저민 데이비스 장군이 중국과의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한 일종의 경계선으로 중국과 대만을 구분하는 가상의 국경처럼 간주돼 왔다. 중국 군이 중간선 너머를 겨냥해 실탄훈련을 했다는 건 중간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은 대만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군사훈련은 대만이 중국의 영토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만 국방부는 관련 방어시스템을 가동하고 전투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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