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국제유가 상승과 엔화약세 등으로 일본의 5월 근원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하면서 일본 정부의 목표치 2%를 웃돌았다. 일본의 근원솝자물가는 변동성이 심한 신선식품을 제외하지만 에너지 비용을 포함시킨 물가지수다. 전기요금이 18.6% 오르고 식료품 가격이 2.7% 오른 게 전체 물가상승을 이끌었다.
장기 저성장 상태인 일본은 고물가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공산이 커졌다. 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 속 물가상승이 동반하는 현상)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일본 총무성 발표에 따르면,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101.6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3월 0.8%에서 4월 2.1%로 급등했다.
이로써 일본의 근원물가는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2%를 넘었으며 이는 약 7년 사이에 최고치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물가 관리 목표를 2%로 정해놓으면서도 대규모 통화완화라는 모순된 정책을 펴고 있다. 돈이 풀리면 원재료값이 오르지 않아도 물가는 자연스레 오르게 돼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전기요금이 18.6% 뛰었고 가스요금은 17%, 휘발유가격은 13.1% 각각 상승했다. 이들 에너지 분야 물가는 17.1% 오르면서 일본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를 대폭 끌어올렸다.
국제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20.8%가 오른 3월에 비하면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엔화 약세는 일본이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해 대형 마트 등의 상품 가격도 덩달아 크게 올렸다.22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1달러에 136엔대에 진입해 24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선 식품을 제외한 식료품 가격은 2.7%, 신선식품을 포함한 식료품 가격은 4.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