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OPEC+ 증산합의에도 상승...사우디의 증산 시늉 결과인가?

산유국연합체인 OPEC+(플러스)가 2일(현지시각) 7~!8월 증산량을 기존보다 두 배로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미국 석유회사 헤스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노스다코타주 펌프잭이 움직이고 있다./헤스코퍼레이션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중동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증산 합의 소식에도 미국 원유재고 감소 탓에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배럴당 116~117달러대를 기록했다. 각국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 시늉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2일 선물시장인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40%(1.61달러) 오른 배럴당 116.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유 8월 인도분은 114% 오른 배럴당 117.61달러를 기록했다.

CNBC에 따르면, WTI와 브렌트유는 올들어 이날까지 각각 60.62%, 55.9% 상승했으며 지난 1년간은 각각 86.75%, 79.78% 올랐다.

이날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을 늘릴 수 있다고 동맹국들에게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장중 3% 이상 하락하며 배럴당 111달 근방까지 떨어졌다. 그러다가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다시 상승반전했다.

OPEC+는 이날 정례 회의를 열고 오는 7∼8월 각각 하루 64만8000만 배럴을 증산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증산량은 6월 증산량(하루 32만4000배럴)의 두 배 수준으로 예상보다 많은 양이다. 최근 OPEC+는 하루 40만 배럴에서 43만2000배럴을 증산해왔다.

이에 따라 OPEC+의 원유공급량은 지난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 발생 후 단행한 감산조치를 종료시키고 팬데믹 이전 수준인 하루 1000만 배럴로 서서히 복귀하고 있다고 CNBC는 평가했다.

그런데도 유가상승세는 진정되지 않았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량이 예상보다 더 많이 줄어 미국의 원유 소비가 증가하고 있음을 시장이 간파한 결과였다.미국 연방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7일 끝난 주간 원유 재고량은 직전주보다 506만8000 배럴 줄어든 4억1473만3000 배럴로 집계됐다. 휘발유 재고는 71만1000배럴 줄었고, 정제유 재고는 52만9000 배럴 감소했다.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10만 배럴 줄고, 정제유 재고는 8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CNBC는 이론상 산유량이 앞으로 늘어날 것이지만 증산량은 우크라이나 침공 제재로 금수조치를 받은 러시아산 원유 100만 배럴 이상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30일 러시아에 대한 6번째 제재안의 일부로 연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90%를 금지하는 데 합의했다.

영국 런던 트레이딩 플랫폼 '시티 인덱스'의 맷 심슨(Matt Simpson) 시장 분석가는 OPEC+ 발표후 쓴 서한에서 "이는 명백한 약속도 아니며 사우디는 시늉만 했다"고 꼬집고 "그렇지만 서방의 지도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눈물날 정도로 높은 수준이고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침체로 기울게 할 정도로 금리를 인상하려는 점을 감안해 잘 수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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