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시호크' 대잠헬기 도입 포기...우크라 전쟁에 미제 무기 도입 잇따라 연기

대만이 지나치게 고가여서 구매를 포기한 대잠 헬기 MH-60R 시호크와 같은 기종인 미 해군의 시호크가 훈련중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타이완뉴스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우크라이나 전쟁에 탓에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만의 미국산 무기 조달에 차질을 빚어지고 있다. 155mm 자주포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 도입이 연기된 데 이어 대잠수함 작전용 헬기는 아예 포기됐다. 이 때문에 대만의 M1 전차와 F-16 전투기 도입도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대만 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5일 미국산 MH-60R '시호크' 대잠수함 헬기 구매 계획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추궈정 국방부장은 이날 대만 의회인 입법원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가격이 너무 비싸 우리의 구매 능력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앞서 대만은 중국 해군 잠수함의 대만 해역 침투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의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사가 생산하는 MH-60R 12대를 구매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타이완뉴스 등은 "미국은 시호크가 대만의 필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매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시호크는 미국 육군이 사용하는 다목적 헬기 UH-60 '블랙호크'를 해상 군함에서 운용하기 위해 개조한 모델로 록히드마틴 산하의 헬기 업체 시코르스키가 생산한다. 길이 19.7m, 너비 3m, 높이 5.23m에 자체 중량 6.895t, 최대 이륙중량은 10.4t인 대형 헬기다. 최고 속도는 시속 270km, 최대 항속 거리는 830km에 이른다. 한 번 이륙하면 4시간가량 작전할 수 있다.

시호크는 잠수함 탐지와 공격, 수상함을 공격할 수 있는 장비와 무기로 무장한다. 적 잠수함 탐색용 디핑소나와 소노부이를 탑재한다. Mk 46 혹은 50, 54 어뢰 최대 2발,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최대 4발, AGM-119 펭귄 미사일, M60 기관총이나 M240 머신건으로 무장한다.시호크는 미국 해군을 비롯해 호주, 덴마크, 사우디아라비아,그리스,인도, 일본과 이스라엘, 싱가포르, 태국과 터키가 운용하고 있다.

대만이 250기를 도입하려는 견착식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도입이 연기됐다. 미군병사가 훈련중 스팅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대만중앙통신

대만이 최근 미국에서 도입하기로 한 155mm M109A6 '팔라딘' 자주포와 견착식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 조달 일정이 잇달아 연기됐다.

대만 영자신문 타이완뉴스는 미국 생산라인의 능력을 초과하는 주문으로 팔라딘 자주포 도입 시기가 연기됐다고 전했다. 당초 팔라딘 자주포 8문이 내년에 대만에 들어오는 것을 시작으로 2024년 16문, 2025년 16문 등 총 40문이 대만에 도착할 예정이었다.팔라딘외에 야전포병 탄약 보급차 20대, 야전포병전술데이터시스템(AFATDS), 발사된 포탄을 목표 지점으로 정밀 유도하는 GPS 키트 1700개도 대만에 수출될 예정이었다.

M109A6 팔라딘 자주포는 무게 27.5t, 길이 9.1m, 너비 3.3m이며 39경장 M284포를 장착하고 있다. 사거리는 보통탄 24km, 사거리 연장탄 30km다. 분당 최대 8발, 15초에 3발을 쏠 수 있으며 3분간 한 발씩 지속 사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대만이 운용하는 최신 자주포는 M109A2와 A5 155mm 자주포로 1998년 첫 도입해 도입한 지 24년이 지났다.

미국은 팔라딘 자주포 대신 트록 탑재 다연장로켓체계인 고기동야포로켓체계(HIMARS) 등을 제안했고 대만 국방부는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타이완뉴스는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019년 방산업체 레이시온에 스팅어 미사일 250기를 대만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대만은 스팅어 미사일 조달이 2026년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타이완뉴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팅어 미사일 등이 러시아군 침공을 저지하는 데 효과를 내면서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생산하는 무기 수요가 상당히 증가했다"고 전했다.

추 장관은 "스팅어 도입 계약에 이미 서명했고 대금도 지불한 만큼 미국에 인도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만 언론들은 오는 2027년까지 인수도가 완료될 미국제 M1A2T 에이브럼스 전차 108대 도입 계획과 F-16V 전투기 도입도 연기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M1 전차는 2027년 말에, F-16 전투기는 2026년 말 이전에 각각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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