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국가부도(디폴트)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발언이 나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방송에서 "채무지급과 관련해 러시아의 채무불이행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라고 더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빚을 갚은 돈을 가지고 있지만, 이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인 러시아은행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6432억달러에 이른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제재로 그중 절반에 가까운 3000억 달러가 동결돼 있다는 점이다. 안톤 실루아노프가 러시아 재무장관도 이날 국영 TV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탈달러 정책을 폈지만 지난해 6월 말 현재 보유액의 약 16%인 1000억 달러가량을 달러로 보유하고 있고 32%를 유로로 갖고 있다. 위안화 보유액은 전체의 13%다. 이에 따라 중국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지만 실루아노프 장관은 위안화 표시 보유액의 사용을 제한하려는 서방의 압박이 중국에 가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보유금 사용에 대한 서방의 감시도 강화됐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러시아가 1320억 달러에 이르는 보유금 접근을 제안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는 외환보유액 동결이 풀릴 때까지 외화부채를 루블로 상환화겠다고 거듭 말했다.
게로기에바 총재는 " 서방 국가들이 부과한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혹독한 영향을 받았으며 이 때문에 러시아에서 극심한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이 같은 디폴트가 전 세계 금융위기를 유발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 세계 은행의 러시아에 대한 위험 노출액이 1200억 달러라면서 이는 무시할 수준은 아니지만 체계적으로 연결된 위험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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