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인 스위스의 글렌코어가 글로벌 기업들의 탈 러시아 행렬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하고 있는 러시아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EN+그룹과 유나이티드 코 루살(이하 루살) 등 2개 기업 지분 처분을 검토하면서 러시아내 사업을 중단하거나 러시아에서 철수하기로 한 탈 러시아 행렬에 합류했다. ·
글렌코어는 영국 러시아 합작기업인 EN+그룹과 알루미늄 제조회사 지분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1일 밝혔다. 글렌코어는 현재 EN+그룹 지분 10.55%를 보유하고 있으며 루살의 지분은 지배주주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또 러시아 석유회사 로즈네프트의 지분은 1%미만 보유하고 있다.
글렌코어는 지난달 실적 공시자료에서 두 기업 투자금액은 2021년 말 기준으로 7억 8900만 달러, 4억8500만 달러라고 밝혔다.
글렌코어는 이날 낸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우리는 러시아에서 사업체를 운영하지 않으며 중개부문 노출규모도 크지 않다"면서 "EN+와 로즈네프트를 포함해 러시아내 모든 비즈니스 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렌코어는 지난 2016년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로즈네프트가 지분 19.5%를 매각할 때 지분을 매수하면서 원유판매권을 확보했다. 당시 글렌코어 최고경영자(CEO) 이반 글라센버그는 2018년까지 루살의 이사로 활동했다.
글렌코어는 대개 자체 생산한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지만 알루미늄 등 일부 금속은 예외로 하고 있다. 글렌코어는 루살에서 알루미늄을 공급받아 판매해왔다.
루살은 지난 2020년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글렌코어에 판매는 16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 계약은 2024년까지 유효하지만 1년 더 연장하는 옵션이 걸려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도 속속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애플도 이날 러시아에서 아이폰 판매를 중단하고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제한했으며,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매체인 RT뉴스, 스푸트니크뉴스를 내려받지 못하게 했다.
세계 최대해운선사 스위스의 MSC, 덴마크의 해운그룹 머스크도 같은날 러시아를 오가는 모든 컨테이너 선박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선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독일 선사 하파그로이드, 스위스 선사 MSC도 러시아 입출항을 중단하기로 했다.머스크, MSC, 하파그로이드, ONE은 글로벌 선박 화물 운송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또 영국계 석유 메이저 쉘(Shell)이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과 합작 사업을 중단했다. 셸은 러시아와 공동으로 추진해온 사할린2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하고,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천연가스 운송 프로젝트인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한 금융 지원 역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는 이보다 앞서 지난달 2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러시아 국영 석유와 가스 회사 지분 19.75%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분 정리로 BP는 25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알려졌지만 BP는 러시아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