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박희준 기자]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각) 하루 만에 반등하면서 전날 손실분을 회복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병력철수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빠듯한 수급, 원유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사태 외에도 수요증가와 공급제한 등으로 배럴당 100달러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가안정을 위해 산유국들에 증산을 요청했으며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이 내놓을 미국 원유재고동향 통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7% 오른 배럴당 93.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1.6% 오른 배럴당 94.81달러에 거래됐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서부와 남부군구 부대를 영구 배치 기지로 철수했다고 밝혔지만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벨기에 블뤼셀에서 열린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나토는 러시아군의 병력 축소를 보지 못했으며 러시아군은 계속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병력이동만으로는 러시아의 철군을 입증하지 못한다"며 러시아군의 철군이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철군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앞서 WTI와 브렌트유는 하루전인 15일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배치한 부대가 훈련을 마치고 철수했다'는 소식에 각각 전날에 비해 3.55%, 3.2% 하락한 배럴당 92.07달러, 93.28달러로 내려앉았다.
두 유종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충돌 등 지정학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급등해 14일에는 각각 배럴당 95.82달러로 96.78달러를 찍으면서 2014년 9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각각 60%, 50% 뛰었다. 세계 경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여파에 따른 침체에서 회복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감산조치로 공급이 제한된 결과였다.
CNBC는 우크라이나 사태 외에도 원유시장의 수급이 빠듯해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로 향해가고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외환중개회사인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선임 시장 분석가는 "시장은 대단히 타이트해 상승궤도를 타고 있었다"면서 "긴장완화는 배럴당 100달러를 향한 행진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은 산유국에 증산을 요청했다. 파티흐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포럼에서 "OPEC+의 증산 목표와 실제 생산하는 석유량 격차가 상당하다"면서 "유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 격차를 줄여야 하며 시장에 더 많은 물량이 나와야 한다"며 증산을 촉구했다. .
IEA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OPEC 회원국의 원유 생산량은 2390만 배럴로, 목표치인 2460만 배럴에 미치지 못했다. OPEC 보고서에 따르면,OPEC 13개 회원국 중 이라크,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 7개국의 1월 원유생산량은 전달보다 감소했다.
OPEC 회장직을 겸임하는 브루노 장 이투아 콩고 에너지장관은 "우리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고유가 문제를 즉각 해결할 방법은 없다"며 증산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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