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월 소비자물가 7.5%↑…3월 '빅샷' 초미의 관심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7.5% 상승했다. 특히 에너지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7% 상승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미국 노동통계국

[더팩트 ㅣ박희준 기자]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에 비해 7.5% 상승했다. 이는 시장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1982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에너지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27% 오르면서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은 미국 중앙은행에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시장은 연내 5회 이상의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3월에 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빅샷'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5%, 전달에 비해 0.6% 올랐다고 10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7%)보다 오름폭이 확대된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3%를 웃돈 것이다. 전달 대비 상승률도 전문가 전망치 0.4%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6.0%, 전달에 비해 0.6% 각각 올랐다. 근원 CPI 상승률도 시장 전망치인 전년 동월 대비 5.9%, 전월 대비 0.4%를 넘었다.

식품과, 에너지,주거 등의 물가상승이 전방위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연료유 가격은 전월 대비 9.5%, 전년 동월 대비 46.5% 급등해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0%, 천연가스는 23.9%,전기요금은 10.7% 각각 상승했다. 전체 에너지 비용은 전달에 비해 0.9%, 1년 전에 비해서는 27% 상승했다.

신차가격은 전달에 비해서는 변동이 없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2%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인플레이션의 주범노릇을 한 중고차 가격은 지난달에도 전년 동월보다 40.5% 치솟았으나, 전달에 비해서는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체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은 전월보다 0.3% 올랐다. 지난해 8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지만, 1년 전보다는 4.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뛰면서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수위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급격한 금리인상은 경제성장과 고용에 타격을 줄 수 있어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 관련 경제 지표를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CNBC는 이날 금융시장은 금리인상을 미리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오는 3월 Fed가 기준금리를 0.5% 인상할 확률이 물가통계 발표 전 25%에서 발표 후 44.3%로 올랐다고 전했다. 또 올해 0.25%씩 6차례 인상할 확률도 약 53%에서 약 63%로 높아졌다고 CNBC는 덧붙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일본 노무라증권의 아이치 아메미야(Aichi Amemiya) 미국담당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과 임금인상 증가 압력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발생한다고 해도 Fed가 시장 예상보다 더욱 강력하게 금리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LPL파이낸셜의 배리 길버트(Barry Gilbert) 자산배분전략가는 CNBC에 "1월 소비자물가가 또 급등하면서 시장은 공세로 나올 Fed를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지금부터 사정이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는 Fed의 지나친 긴축에 대한 시장의 걱정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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