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사민+자민+녹색', '기민·기사+자민+녹색' 자메이카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독일 연방 하원 총선거에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16년 만에 제1당에 복귀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속한 중도우파 성향의 기민·기사당 연합과 1.6%포인트 승리로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공영방송 ZDF에 따르면 전국 299개 선거구 개표 잠정 집계 결과 사민당은 25.7%, 기민·기사당 연합은 24.1%, 녹색당 14.8%, 자유민주당(FDP) 11.5%,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3%를 기록했다.
독일은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과 정당에 각각 투표하는 1인 2표제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299명과 비례대표 436명 등 모두 735명의 하원 의원을 선출했다. 의석은 사민당이 206석, 기민·기사당 연합이 196석, 녹색당 118석, 자유민주당 92석, 독일을 위한 대안당 83석, 좌파당 39석이다.
사민당 숄츠 대표는 총선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이 이 나라의 정권교체를 바랐기 때문에, 또 올라프 숄츠라는 인물이 총리가 되는 것을 바랐기 때문에 사민당에 투표했다"고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나 사민당이 기민·기사당 연합에 불과 1.6%포인트 차이로 승리하면서 메르켈 총리 후임 결정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기민·기사당 연합의 라셰트 후보는 "항상 가장 득표율이 높은 정당이 총리를 배출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른 정당들과 연정 협상을 벌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3개 정당 연립이 불가피하다. 독일 전후 역사상 3곳이 연정을 추진한 전례가 없어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외신들은 '사민+자민+녹색', '기민·기사+자민+녹색'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정 협상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숄츠 대표도 "크리스마스 이전에 마치는 게 목표"라고 했을 정도다. 실제 2017년 총선 때도 연정 합의까지 4개월이 걸렸고, 정부 출범까지 다시 한 달가량 더 소요됐다.
사민당과 기민·기사당의 연정 협상 우선순위는 제3당에 오른 녹색당에 무게가 실린다. 사민당도 최우선 연정 상대로 녹색당에 '러브콜'을 보냈다. 사민당 소속 요헨 플라스바르트 환경부 장관은 "이번 선거는 기후와 환경을 위한 선거이기도 했다. 사민당이 연정 구성 기회를 얻는다면 첫 번째 선택은 녹색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