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여의도 한강공원=오승혁 기자] "수영장 내에서는 흡연과 음주가 금지돼 있습니다.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 담배도 타들어갔다.
28일 오후 오승혁의 현장’이 찾은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수영장에는 금연과 금주를 당부하는 안내방송이 수시로 흘러나왔다. 그러나 방송이 끝난 뒤에도 수영장 안팎에서는 담배 연기가 피어올랐고, 바닥 곳곳에는 버려진 꽁초가 눈에 띄었다.
폭염이 이어지는 무더운 여름,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은 시민들의 대표적인 도심 피서지로 자리 잡았지만 일부 이용객들의 무분별한 흡연과 음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19일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을 개장한 데 이어 이달 3일부터 뚝섬·여의도 수영장과 잠실·난지 물놀이장의 운영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했다. 시민들은 오후 6시 이후에도 한강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저렴한 이용료도 인기 요인이다. 수영장 입장료는 어린이 3000원, 청소년 4000원, 성인 5000원이다. 물놀이장은 어린이 1000원, 청소년 2000원, 성인 3000원이며 6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다. 한 차례 입장권을 구매하면 운영 종료 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뿐 아니라 방학을 맞은 학생들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가격이다. 현장에서는 튜브를 든 어린이들이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보호자들은 그늘막 아래에서 아이들의 물놀이를 지켜봤다. 친구들과 수영장을 찾은 학생들도 물장구를 치며 한여름 더위를 식혔다.
개장 이후 이용객도 크게 늘었다. 개장일부터 이달 14일까지 26일 동안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을 찾은 시민은 모두 14만998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뚝섬 수영장 이용객은 5만8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여의도 수영장도 4만9048명이 방문해 전년 대비 37% 늘었다.
서울시는 이용객 증가에 맞춰 다양한 여름 행사도 마련했다. 뚝섬과 여의도 수영장에서는 지난 18일부터 주말과 공휴일마다 이동형 풀장에 얼음을 넣는 ‘얼음탕’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의도와 뚝섬한강공원에서는 임시 야영 프로그램인 ‘한강 밤핑’과 야간 디제잉 행사도 열린다. 밤새 한강변을 걷는 ‘한강 나이트워크 42K’ 등 야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그러나 시민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동안 일부 이용객의 흡연은 다른 방문객들의 휴식을 방해하고 있었다. 뚝섬 수영장 안쪽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공간에는 담배를 피우는 이용객들이 모여 있었다. 흡연자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해당 구역은 사실상 별도의 흡연 공간처럼 사용되고 있었다.
담배 연기는 바람을 타고 수영장과 휴식 공간 방향으로 퍼졌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이용객들이 오가는 곳과 멀지 않은 거리였다.
바닥과 수풀 주변에서는 버려진 담배꽁초가 눈 돌리는 곳마다 발견됐다. 맨발이나 샌들을 신은 이용객들이 오가는 수영장 주변이라는 점에서 위생뿐 아니라 안전 문제도 우려됐다.
이어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수영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의도 수영장에도 도심 속 피서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몰려 있었다.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은 한강 수영장이 서울의 대표적인 여름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은 이유를 보여줬다.
하지만 수영장 입구 인근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널려 있었다. 일부 구간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버려진 꽁초가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수영장 안에서는 흡연과 음주가 금지돼 있다는 안내방송이 반복됐다. 현장 관계자는 안전요원들이 수시로 수영장 안팎을 순찰하며 흡연과 음주를 단속한다고 설명했다. 흡연이나 음주가 적발되면 우선 이용객에게 제지와 경고를 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퇴장 조치도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안내와 단속에도 흡연 흔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한강공원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금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흡연 부스'를 별도로 운영하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도 공원 이용수칙에서 명시적으로 '금연하기'를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다수인이 이용하는 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와 제34조 제3항의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면 1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근거에 따라 한강공원 내 흡연행위를 단속한다.
관리공무원이나 단속요원은 흡연 중지와 이동을 요구하고,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다. 담배꽁초를 버리면 별도로 한강공원 금지행위인 오물·폐기물 투기에 해당할 수도 있다. 서울시는 한강공원에서 담배꽁초 등 폐기물을 지정 장소 외에 버리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한강 수영장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시민들이 도심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대표적인 여름 피서 공간이다. 물에 뛰어드는 이들의 웃음소리와 한강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한강 수영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모두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가운데 담배 연기와 바닥에 버려진 꽁초는 다른 이용객들의 여가에 생채기를 내고 있었다.
수영장 이용료에 포함된 것은 물놀이 시설과 휴식 공간이지, 다른 이용객이 내뿜는 담배 연기와 버리고 간 꽁초까지 감수해야 할 의무는 아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가성비 피서지’가 누구에게나 쾌적한 휴식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단속과 안내방송에 앞서 이용객들의 기본적인 배려가 필요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