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리=이선영 기자]
◆ 방송 : 더팩트 유튜브 콘텐츠 'THE 미스터리경제' EP.20
◆ 출연 : 금융증권부 이한림, 이선영 기자
◆ 편집 : 디지털미디어본부 이상빈, 이환호, 유영림 기자
선영>세상에 당연한 경제는 없다. 팩트 뒤에 숨겨진.
한림>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한림, 선영>더팩트 경제 추리 콘텐츠. '미스터리경제' 시작합니다.
한림>오늘은 특별히 저희 더팩트 기자 분의 제보로 시작된 '미스터리경제'를 파헤쳐 볼까 합니다. 바로 7월 12일에 나왔던 로또 기사인데. 거기서 1등 당첨이 '반자동 두 게임'으로 됐다고 해요
선영>그렇죠.
한림>그런데 이게 유래가 없었다고 해요. 로또만 10년 가까이 써 오셨던 선배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런 일이 없었다' '그래서 만약에 이게 동일인이라면' '정말 굉장한 사건이다'
선영>네.
한림>그런데 아직 그걸 알 수 있는 길은 없고요. 그래서 이게 반자동으로 당첨된 두 게임, 과연 동일인일까? 이걸로 오늘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영>저희가 하는 주제가 이번 로또 1232회의 결과를 보고 하는 건데요.
한림>네, 맞습니다.
선영>1등 당첨금이 한 게임당 25억 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경북 영천의 한 판매점에서 반자동 1등이 두 게임이 나왔습니다. 한 사람이 두 장을 산 거라면 당첨금만 50억 원이 넘는 건데요. 어떤 내용일까요?
한림>믿기지가 않아요.
선영>네.
한림>일단 너무 부럽고요.
선영>네, 너무 부럽습니다
한림>7월 11일 동행복권 로또 추첨에서 당첨번호 6개를 모두 맞힌 1등이 총 11게임이 나왔다고 해요. 그래서 한 게임당 당첨금이 25억 3326만 원이었고, 이 중 경북 영천의 한 판매점에서 반자동으로 구매된 두 게임이 나란히 1등에 당첨됐습니다.
선영>네, 그러면 진짜 같은 사람이 똑같은 번호를 두 장 산 걸까요?한림>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가능성이 없진 않아요. 하지만 현재 공개된 당첨 판매점 정보만으로는 두 게임의 구매자가 같은 사람인지, 서로 다른 사람인지 확인할 수가 없고 당첨자 분께서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판매점과 구매 방식으로만 동일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시점입니다. 특히 이번 회차에서 반자동 1등 당첨 게임이 세 게임이나 나오긴 했어요. 반자동에 한 게임 나온 것도 놀랍지만 세 게임이나 당첨됐는데 배출점은 세 곳이 아닌 두 곳이었고, 이 두 곳 중에 한 곳에서 반자동으로 1등 당첨된 두 게임이 연속으로 나왔다는 거죠.
선영>네. 이곳은 '반자동 명당'이 될 수도 있겠네요.
한림>그래서 저희가 오늘 다뤄 볼 '미스터리경제'는 25억 원짜리 반자동 두 게임은 과연 한 사람의 선택이었을지, 아니면 두 사람의 선택이었을지 저희가 한번 파헤쳐 보도록 하고, 로또를 둘러싼 여러 가지 미스터리한 부분에 대해서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영>그러면 선배, 일단 자동과 수동은 알겠는데 반자동이 어떤 방식일까요?
한림>로또 사 보셨고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알고 있겠지만 저희가 또 반자동, 수동, 자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드려야 된다고 하면, 로또는 1부터 45 중에 6개 숫자를 선택하는 게임입니다. '자동'은 기계가 그 6개를 모두 선택했을 때 '자동'이라고 하고, '수동'은 구매자가 그 6개를 모두 골랐을 때 '수동'이라고 하는 거죠. 그러면 '반자동'은 수동으로 1개 고르고 자동으로 5개를 골라도 '반자동'인 것이고, 수동으로 5개를 고르고 자동으로 하나 돌려도 '반자동'이라는 거죠. 이런 방식입니다.
선영>그러면 반자동 두 게임이 나왔다는 거는 누군가 일부 번호를 생일이나 이런 특정한 번호로 똑같이 적고 나머지를 기계에 맡겼다는 건가요?
한림>네, 그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번호, 제일 좋아하는 번호라든지, 생일 이런 걸로 많이 하시잖아요. 아니면 자식한테 번호 하나만 찍어달라고 저희 아버지께서 그렇게 하셨는데.
선영>저희 아버지도.
한림>아, 그런가요? 다 똑같네요. 부모 마음은 다 똑같네요. 번호 몇 개를 고른 뒤에 남은 번호를 자동으로 채워서 여러 게임을 구매할 수 있죠, 반자동 형식으로. 그리고 같은 기본 번호를 사용했다고 해도, 기계가 채워주는 나머지 숫자는 게임마다 또 달라질 수 있는 거고요. 반대로 우연히 서로 다른 구매자가 나랑 같은 번호를 선택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선영>그런데 같은 판매점에서 반자동 두 게임이 동시에 1등이라는 이게 너무 희귀한 부분이잖아요.
한림>그래서 선배께서 제보를 해 주셨습니다. 로또를 10년 가까이 다루시면서, 취재를 하시면서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하셨거든요.
선영>'이런 일은 없었다'
한림>물론 정말 희귀한 일이라고 해요. 하지만 희귀하다고 해서 곧바로 불가능하다거나 이상한 일은 또 아닙니다. 로또 1등 확률은 45개 번호 중에 6개를 모두 맞혀야 되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814만 5060분의 1'이라고 해요. 어떤 방식으로 번호를 선택해도 자동이든 수동이든 반자동이든 이 814만 5060분의 1과 확률이 같다는 거죠. 더 유리하지도 않고 반자동이라도 더 불리하지도 않고 이렇다는 얘기입니다.
선영>그러면 반자동 두 게임이 나왔다는 게 사실은 당첨 이후에 특별해 보이는 거지 추첨 전에는 수많은 조합 가운데 한 게임일 뿐이네요.
한림>그렇죠. 당첨번호가 발표된 뒤에는 그 번호에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추첨 전에는 이 6개의 번호 조합이 전부 다 모든 조합과 똑같은 확률로 적용이 됐고, 그 확률을 뚫어버린 게 경북 영천의 한 판매점에서 반자동 두 게임이나 나왔다는 이 사건이죠.
선영>그러면 이제 또 다른 미스터리인데요. 당첨 확률이 814만 분의 1이고 명당도 확률을 높여주지 못하는데 사람들이 왜 계속 로또를 사는 걸까요?
한림>앞서 반자동으로 두 게임 당첨된 게 동일인인지 아닐지를 떠나서 놀랍지만은 않다, 확률이 같기 때문에라는 얘기를 좀 해드렸지만, 일단은 로또라는 이 상품 자체가, 로또라는 투자 수단이라고 해야 할까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로또라는 게 한 게임에 1000원이잖아요. 그러면 대부분 5000원, 1만 원 이렇게 해서 번호를 받으실 텐데. 이게 5000원, 1만 원 대비 나한테 돌아오는 게 거의 없는 불합리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동행복권에 따르면 로또 판매액 가운데 총 당첨금으로 배분되는 비율이 또 절반이고, 그리고 나머지 40% 이상은 복권 기금으로 활용되고, 나머지는 판매 수수료와 운영비에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로 로또 구매하는 금액 총량에서 이렇게 1등 당첨금이 지급되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계속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거죠, 로또를 사는 것 자체가.
선영>저도 5000원씩 가끔 사는데 제가 기부를 하고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림>그러면 연말정산 때 좀 유리하시겠는데요?
선영>그런데 연말정산으로는 안 들어오더라고요.
한림>언젠가는 되지 않을까요?
선영>네, 언젠가는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매자 전체가 낸 돈보다 당첨금으로 돌아오는 돈이 적은 구조다 보니까 평균적으로는 구매 금액을 모두 돌려받기는 어려운 구조잖아요?
한림>네, 그렇습니다.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기대값'으로 설명할 수가 있는데, 사람들은 로또를 살 때 이 로또를 사는 기대값만 계산하지 않는다는 거죠. 한 장을 산 뒤에 내가 만약에 당첨이 되면 무엇을 할까? 주담대를 갚을까? 그리고 가족한테 알릴까, 말까? 나만 알고 뭔가 기부를 할까? 그거는 연말정산에 잡힐 수도 있어요. 잡히겠죠 당연히? 기부니까. 그리고 뭐 내가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살까? 아니면 회사를 관둘까? 전문 투자자가 될까? 여행을 떠날까? 이런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산다는 거죠.
선영>그러면 당첨되기 전부터 이미 당첨자의 삶을 살아 보는 그런 느낌이겠네요.
한림>네. 바로 그것이 로또가 판매하는 또 하나의 '상품'입니다. 실제 당첨금뿐만 아니라 추첨 전까지 유지되는 기대감과 상상을 무려 5000원, 1만 원을 주고 살 수 있다는 '상품'인 거죠. 이런 기대감과 행복한 상상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뭐 다들 사시지 않을까요? 하지만 실제 당첨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는 거고 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구매자가 느끼는 희망의 크기가 기대값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로또라는 이 시장이 계속 유지가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선영>갑자기 떠오르는데, 제가 몇 년 전에 로또 생중계 방송에 간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한 교수님이 '일주일 전에 로또를 사라. 그러면 주머니 한쪽에 넣어놓고 나는 일주일 뒤에 떠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데 왜 사람들이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로또를 사냐' 이렇게 강연을 하신 적이 있어요.
한림>그렇겠네요. 하루 행복감보다 5일 행복감이 더 비쌀 거 아니에요?
선영>네. 갑자기 떠오르네요.
한림>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선영>그래서 사람들이 당첨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안 사면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이렇게 믿게 되는 거군요.
한림>약간 자기계발에서 자주 나오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논리가 로또에도 적용이 된다는 거 알 수 있고. 또 확률만 보면 사실 거의 0에 가깝죠. 심리적으로는 0과 아주 작은 가능성 사이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는 거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 틈에서 이제 로또 시장이 완성되고 있습니다.
선영>그래서 오늘의 미스터리를 정리해 보면 1232회 로또에서는 경북 영천의 한 판매점에서 반자동 1등 두 게임이 나왔는데요. 한 사람이 두 게임을 샀다면 당첨금이 50억 원을 넘지만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동일인인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확인하고 싶네요.
한림>너무 확인하고 싶고 저희도 경북 영천 판매점에 직접 가서 여쭤 봐도 물론 알 수가 없어요, 판매점 주인 분도. 그래서 혹시 당첨자 분이 이 영상을 보고 계시다면 댓글에 살짝 '모스부호' 같은 것도 괜찮으니까 적어 주시거나, '당첨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는 게 있어서 좀 남겨 주시면 저희 제보해 주신 선배의 궁금증도 풀고, '과연 동일인일까?' 이거에 대한 미스터리도 풀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또 로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당첨 확률이 희귀하다는 이유만으로 뭐 조작이나 오류의 근거가 되지는 않잖아요? 실제로 로또 방송에도 참여하셔서 조작인지 아닌지도 보셨다고 했고. 하지만 이제 로또에서는 모든 번호의 조합 확률이 같고, 1등 확률이 같고, 무작위 결과는 때로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이처럼 반자동 두 게임이 되는 기묘한 결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선영>그래서 로또는 숫자 6개를 맞히는 게임이지만, 사실 그 안에 확률과 통계, 경제학과 심리가 모두 들어 있는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우리는 매주 로또를 샀지만, 사실은 숫자가 아니라 희망을 사고 있었던 겁니다.
한림>네. 여러분께서는 로또를 지금도 구매하셨고 당첨번호를 오늘 기다리고 계실 텐데 단순한 행운의 게임일지, 아니면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가장 성공한 '희망산업'일지 관심 있게 지켜 보시면서. 일확천금의 기회잖아요. 저도 가끔 사고 있습니다만. 번호 하나라도 맞았으면 좋겠네요.
선영>5000원이라도 걸리면 기분은 좋더라고요.
한림>동일인인지 아닌지 어쨌든 당첨되신 분 꼭 저희 '미스터리경제'에 힌트를 남겨 주시고요.
선영>그리고 또 저희가 토요일 0시에 나가잖아요? 그러면 이번 주 추첨이 다가오고 있겠네요. 여러분의 행운을 빌면서 저도 당첨됐으면 좋겠고.
한림>오, 그렇네요. 생각해 보니까 또 반자동 두 게임이 되는 거 아니에요? 오늘 저녁에?
선영>진짜요? 소름 돋는데요?
한림>그러면 뭔가 또 조작 의심해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선영>그래서 다음 주에는 또 우리의 경제적 진실을 뒤흔들 어떤 미스터리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 많이 해 주시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한림, 선영>구독과 좋아요. '미스터리경제' 다음 주에 만나요. 행운을 빕니다. 안녕~
seonyeo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