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유재석 유재석 하는구나"...BMW X3의 '독보적 존재감' [오승혁의 팩트 DRIVE]


BMW의 효자 X3 30 xDrive M Spt Pro 시승기
만족스러운 달리기 성능, 인기에는 확실한 이유 있어

오승혁의 팩트 DRIVE는 3일에 걸쳐 BMW X3 30 xDrive M Spt Pro를 타고 다양한 날씨와 주행 환경을 경험했다. /서울 마포구=오승혁 기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차는 나에게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는 거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삶의 일부다." -엔초 페라리(1898~1988)

매년 수백 종의 신차가 쏟아지는 시대. 자동차에 대한 정보는 넘쳐 나는데, 정작 제대로 된 ‘팩트’는 귀하다. ‘팩트 DRIVE’는 <더팩트> 오승혁 기자가 직접 타보고, 확인하고, 묻고 답하는 자동차 콘텐츠다. 흔한 시승기의 답습이 아니라 ‘오해와 진실’을 짚는 질문형 포맷으로, 차에 관심 있는 대중의 궁금증을 대신 풀어준다. 단순한 스펙 나열은 하지 않는다. 이제 ‘팩트DRIVE’에 시동을 건다. <편집자 주>

[더팩트|경기 수원=오승혁 기자] 배우 차승원이 한 유튜브 콘텐츠에서 과거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 촬영 당시의 일화를 풀었다. 내로라하는 예능 강자들이 모여 본인의 색을 뽐내느라 떠들썩한 현장에 유재석이 등장해 "자!"하고 외치자마자 일사불란하게 정돈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생각했다고 한다. '아, 이래서 유재석, 유재석 하는구나.'

세상에는 직접 겪어보면 자연스럽게 '아~' 하게 되는 '클래스의 증명'이 존재한다. 자동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타보면 사람들의 선택과 선망이 이해되는 순간이 존재한다. '오승혁의 팩트 DRIVE'가 이번에 만난 BMW X3 30 xDrive M Spt Pro를 타고 달리면서 느꼈다.

‘아, 이래서 X3, X3 하는구나.’

BMW X3 30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프로의 부가세를 포함한 가격은 8390만 원이다. 복합 연비는 10.9km/ℓ 수준이며 전장 4755㎜, 너비 1920㎜, 높이 1660㎜다.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의 GLC 300과 비교하면 전장은 39mm, 너비는 30mm, 높이는 20mm가 더 크다. 시각적인 웅장함과 실내 거주성에서 판정승을 거두고 들어간다는 뜻이다.

하늘 구멍이 뚫린 듯 폭우가 쏟아지던 밤부터 햇살이 따사롭던 낮까지, 고속도로와 도심 일반도로, 좁은 골목길을 사흘간 신나게 휘저으며 느낀 점을 가감 없이 공유한다. 그럼 지금부터 힘차게 가속 페달을 밟아보자.

- 시장에서 반응이 얼마나 좋길래?

숫자가 증명한다. 올해 5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만 무려 3,408대다. 주말과 명절을 다 포함해 하루도 안 빠지고 전국 도로 위로 매일 22대씩 쏟아져 나온 셈이다. 8400만 원 상당의 수입 차량이 한 시간에 한 대꼴로 판매됐다.

한국 시장에서 BMW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X3는 차 외관과 내관 부문에서 적당히 넓은 공간과 함께 만족감을 안겼다. /서울 마포구=오승혁 기자

직접 탑승해 보니 겉에서 봤던 것보다 실내 공간이 넓게 느껴졌다. 동승자석을 향해 팔을 끝까지 뻗고 2열 시트를 뒤로 적절하게 밀어도 여유 공간이 제법 넉넉하다. 안정적인 '나만의 방'이 생긴 기분이다. 스포티하면서도 강직해 보이는 첫인상도 만족스럽다. 다만 차폭이 생각보다 넓어 초반 도심 주행에서는 약간의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적응이 끝난 뒤의 주행은 말 그대로 만족스러웠다. 직관적으로 밟으면 팍 하고 치고 나가며, 멈출 때는 확실하게 선다. 과거 고성능 해치백 BMW M135i를 타며 느꼈던 제로백 4.8초의 가속력에는 못 미치지만, 체급을 감안하면 6.3초의 제로백은 운전의 재미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가 들어갔는데, 승차감은 어땠나?

연비 효율은 확실히 잡았지만, 예민한 운전자라면 두통을 약간 각오해야 한다. 최고 11마력을 보태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시원한 퍼포먼스를 내면서도 연비는 하위 트림(20i)과 동일한 10.9㎞/ℓ를 유지한다.

그러나 도심 정체 구간이나 과속방지턱을 피할 수 없는 출퇴근길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세팅과 유사한 앞뒤 흔들림이 옅게 감지된다. 이 꿀렁거림에 M 스포츠 패키지 프로 특유의 단단하고 타이트한 하체 세팅이 맞물리다 보니 도로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운전의 맛을 더해주는 부분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두통을 느낄 수도 있다.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BMW X3 30 xDrive M Spt Pro의 실내 공간을 다 느껴보기 위해 2열에 앉아 1열의 차창으로 비 내리는 풍경을 감상했다. /경기 수원=오승혁 기자

- 오너들이 감탄할 만한 이 차의 숨겨진 최고 매력은 뭔가?

단언컨대 '넉넉한 주유량'과 한 번 주유로 서울-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미친 주행거리'다. 장거리 주행이나 캠핑, 여행이 많은 운전자에게 이 차는 최고의 축복이다. X3의 연료탱크 용량은 65L로 넉넉한 연료통을 가졌다. 여기에 48V MHEV 시스템이 타력 주행 시 영리하게 개입하면서 고속도로 공인 연비는 리터당 12.4km/ℓ 까지 치솟는다.

기름을 가득 채우면 주행 가능 거리가 무려 890km 가량을 찍는다. 이 차를 처음 수령했을 때 주행가능거리 890km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물론 이상적인 환경에서 고연비 주행만 한다고 가정했을 때다.

하지만, 그것만 가능하다면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는 장거리 강행군을 펼쳐도 주유소 안내판을 기웃거릴 필요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이것만으로도 세상 든든하다.

주유 횟수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이 압도적인 주행거리는 패밀리 가솔린 SUV 오너들에게 가장 큰 실용적 만족감을 선사할 포인트다.

- 실내 감성은 돈값을 하나?

이용자 성향에 따라 '이 돈 주고?'라는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외관은 전면부 그릴 윤곽 조명인 '아이코닉 글로우'와 20인치 M 더블 스포크 휠로 확실한 존재감과 하차감을 뽐내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뇌가 시작된다.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인조 가죽과 우드 트림은 8000만 원대 중반이라는 거금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가죽 향이나 리얼 우드의 묵직한 질감을 주지 못한다. 좋게 말하면 담백하고 스포티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애매하고 인위적이다. 클래식한 럭셔리 인테리어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확률이 높다.

BMW X3 30 xDrive M Spt Pro의 개방감을 나무 아래에서 제대로 느꼈다. /서울 마포구=오승혁 기자

그러나 반전이 있다.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는 저녁에 빛을 발한다. 또 서라운드가 빵빵하게 터지는 오디오 그리고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해 쏟아지는 햇살과 숲, 구름의 풍경은 그 자체로 실내 소재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상쇄시킨다. 햇살 맑은 날, 구름 아래를 거니는 듯한 몽환적인 공간감이 차 안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인테리어 단점을 감성으로 지워버리는 묘한 매력이 있다.

- 장거리 운전을 편하게 만들어준다는 자율주행 기능은 어땠나?

편하고 좋다. 허나 기후 변화와 복잡한 도심 도로에선 한계가 명확했다. 기본 탑재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의 지능은 아주 영리하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면 BMW답게 지체 없이 속도를 올리고, 차간 거리를 인지하는 ‘스톱&고’도 기가 막히게 해낸다. 휠에서 손을 떼면 HUD와 계기판으로 조급하게 경고하고, 앞차가 급제동하면 콕핏에 빨간 조명을 켜며 운전자를 통제한다.

다만 차선이 자주 지워지는 복잡한 도심에선 스스로 차선을 잃거나, 붐비는 차선 변경 상황에서 다소 어리버리댄다. 운전자가 조향에 살짝만 개입해도 기능이 칼같이 해제되어 미세 조율이 불편한 점도 옥의 티다.

결정적으로 폭우가 무섭게 쏟아지던 빗길 주행에서는 카메라와 센서가 물방울에 가려지며 보조 기능이 작동 불가능하다는 차가운 답변을 뱉어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기계가 가진 악천후의 한계는 여전한 현실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기기는 물과 아직 친해지지 못한 듯하다.

BMW X3 30 xDrive M Spt Pro는 스포티한 동시에 강직한 느낌을 안기는 디자인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선사했다. /서울 마포구=오승혁 기자

-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는 쓸만한가?

주차 공간이 협소한 대한민국 도심에서 단연 구세주다. 주차 공간을 지나치기만 해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후진 및 전진 주차를 차량이 먼저 제안하고,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댄다. 자동 주차를 실행했을 때 차량 스스로 제어하는 제동과 조향 속도가 생각보다 꽤 빨라서 초반에는 "이러다 들이박는 거 아닌가" 싶어 심장이 아주 쫄깃해진다. 그래도 이거 꽤 재밌고 유용하다.

그러나 아직 이 기술이 완전하지는 않다. 결국 운전자의 직접 주차가 필요한 상황이 몇 차례 있었다. 여전히 사람의 주차 실력은 중요하다.

- 최종평은?

운전석에서 스티어링 휠을 쥐고 엑셀을 밟았을 때 힘찬 뜀박질은 100점이다.

그렇지만 가죽과 우드로 꾸려진 내부를 원하다면 다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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