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김민지 기자] 16년 만에 다시 마주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을 한자리에 세운 이는 다름 아닌 '자랑스러운' 아들 이지호 소위였다.
28일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임관식에서 두 사람은 장교로 임관하는 지호 씨를 축하하기 위해 나란히 참석하며, 2009년 이혼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임관식에서는 이지호 소위를 비롯해 해군 75명(여군 18명 포함), 해병대 14명(여군 3명 포함) 등 총 89명의 신임 장교가 임관했다.
임관식에는 이 회장과 할머니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 관장, 고모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을 비롯해 모친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외할머니 박현주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 이모 임상민 대상 부사장까지 양가 가족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이 회장과 임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혼 이후 처음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3년 지호 씨의 초등학교 졸업식과 중학교 입학식에는 이 회장이 불참했으며, 두 사람이 함께 모습을 보인 것은 2012년경 비공개 학예회가 마지막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이번 동석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후 행사는 상장, 수료증, 계급장 수여 순으로 진행됐다. 계급장 수여식에서 이 회장과 홍 관장은 지호 씨에게 직접 계급장을 달아주며 기념 촬영도 함께했다. 지호 씨의 임관 신고를 받은 이 회장은 "수고했어"라며 아들을 격려했다.
멀찍이 자리를 지키던 임 부회장은 공식 수여식이 끝나고 이 회장 등이 자리를 뜨자 지호 씨에게 다가가 포옹하며 응원을 건넸다.
지호 씨는 이날 기수 대표로 제병 지휘를 하며 후보생 전체를 통솔했다. 이 회장과 임 부회장은 대표 기수로 우뚝 선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연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호 씨는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선천적 복수국적자지만 해군 장교로 병영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재계에서는 재벌 4세가 병역 의무를 스스로 선택하고 수행한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례적이고 상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삼성가에서 장교가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관식을 마친 지호 씨는 가족과 함께 3박4일 휴가를 보낸 후 다음 달 2일 해군교육사령부에 복귀한다. 이곳에서 약 3주간 초등 군사 교육을 받고, 2주가량 보직 전 교육을 부산에 위치한 해군작전사령부에서 받는다. 이후 자대 배치를 받아 통역장교로서 36개월간 의무 복무를 하게 된다. 복무 연장을 하지 않으면 오는 2028년 12월 1일 전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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