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터뷰] 교사 37년차, 앨범 2년차…'풀꽃 가수 박장순'의 인생 (영상)


37년 교직 생활 마치고 전업 가수로 전향
3년 전 북콘서트서 나태주 시인과 인연
지난해 '풀꽃' 앨범 발표하며 제2의 인생

[더팩트|이상빈 기자] '풀꽃 가수' 박장순은 그를 지칭하는 말만큼이나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좀처럼 원하는 길로 갈 수 없었다. 마음속에 묻어두고 현실의 삶을 택했다. 사범대를 나와 1984년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1992년 첫 앨범 'First Trace'를 발매하기도 했지만 인생의 방향이 바뀌진 않았다.

2021년 명예퇴직 후 자연인으로 돌아온 그에게 마침내 길이 열렸다. 더 늦기 전에 그토록 하고 싶던 음악인으로서 삶을 제대로 시작해 보자고 다짐했다. 우연한 기회에 만난 나태주 시인의 대표 시(詩) '풀꽃'은 그의 인생에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게 해줬다. '풀꽃 가수' 박장순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난 10일 <더팩트>와 인터뷰에 나선 박장순은 "이제야 원하는 일을 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를 수식하는 '풀꽃 가수'의 의미도 털어놨다. '풀꽃'은 그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안겨준 운명 같은 존재다.

◆다음은 박장순과 일문일답.

풀꽃 가수 박장순이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마치고 기타를 멘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빈 기자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달라

37년간 교직에 몸담았다가 명예퇴직 후 지금은 '풀꽃 가수'로 살아가고 있는 박장순이다. 교직 생활을 하기 전 음악에 뜻이 있었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은퇴 후에는 그동안 못 했던 인생을 살아 보고자 지난해 앨범 '풀꽃'을 발표했다. 요즘에는 버스킹도 하고 공연도 한다.

-본인을 '풀꽃 가수'로 지칭하는 이유는?

'풀꽃'은 올해로 여든두 살인 나태주 시인을 대표하는 시다. 딱 세 줄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시인인 그분과 인연이 닿아 이 시에 멜로디를 입혀 작곡해 컬래버 앨범을 냈다. 그분 덕분에 앨범이 나왔기에 이를 기리고자 '풀꽃 가수'로 부르고 있다.

-나태주 시인과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2022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가원시니어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다. 당시 도서관에서 나 선생님의 북콘서트를 개최했고 저에게 식전 행사를 부탁했다. 기왕이면 선생님 시로 노래를 만들어서 하는 게 어떨까 싶었다. 그때 작곡한 게 '풀꽃'이다.

북콘서트 당일 이 노래를 불렀더니 선생님께서 호평했고 시집에 사인도 해 줬다. 선생님의 시를 읽으니 악상이 많이 떠올랐다. 이후 선생님을 직접 찾아 뵙기도 하면서 교류가 잦았다. 친분도 두터워졌다. 그래서 선생님께 컬래버 앨범 계획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받아주셨다. 그게 '풀꽃' 앨범 발표로 이어졌다.

풀꽃 가수 박장순이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빈 기자

- 남은 인생의 목표는?

'즐겁게 놀자'다. 옛날로 치면 많은 나이(박장순은 80학번이다)지만 요즘은 100세 시대니까 아직 남은 시간이 많다. 제가 재밌게 놀면 주변 사람도 재밌어지지 않겠냐. 밝은 세상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살고 싶다.

- 어떤 가수 또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싱어 송 라이터'도 좋고, '풀꽃 가수'도 좋지만 저는 저를 찾아가고 싶다. 저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 앞으로는 제 이름을 제대로 드러내면서 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 직접 만든 곡이 주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그런 음악인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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