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서울지법=김기범 기자] 왜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인가.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밤 자본시장법,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라고 발부 사유를 밝히며 김건희 여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헌정사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동반 구속이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출범 42일 만의 성과이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이나, 현장에서 취재 카메라를 메고 역사적 현장을 담던 취재진 역시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헌정 사상 전례가 없다는 말은 곧 그만큼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며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12일 오전 김 여사는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으며 이 과정에서 다리를 꼬고 있는 모습 등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법원 출입 과정에서 지난 6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라며 말한 바 있지만 영장실질 심사 당일엔 취재진들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4시간 20분가량 진행됐으며 5분가량 휴정을 제외하고 점심시간 등 따로 휴식시간을 두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지난 7일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572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 11일 오전 276쪽의 의견서를 추가로 냈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공천개입(정치자금법), 건진법사·통일교 청탁(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적시하고 구속 필요성을 설명했다. 반대로 김 여사 측에선 특검팀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날 특검팀은 법원에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제출한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가품을 기습적으로 제출함으로써 구속영장 발부를 끌어냈다. 이봉관 회장은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6000만 원 상당의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인정하는 자수서를 11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제출했다. 이는 김 여사가 특검 조사에서 "2010년경 홍콩에서 모친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입한 모조품"이라고 밝힌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비록 구속영장에 적시된 사유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증거인멸 우려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김 여사는 심사 후 출석 때완 다르게 안경을 낀 모습이었다.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들의 질문엔 답변하지 않고 넋이 나간 듯한 굳은 표정으로 법원을 떠나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했다.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구속영장 발부에 따라 김 여사는 13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가 아닌 서울남부구치소 독방에 정식 수감됐다. 김 여사에 대한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도 중단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으로 앞으로 김 여사에 대한 의혹 및 혐의에 대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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