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오승혁 기자] 'MAGA'(마가,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당시 구호를 유쾌하게 패러디한 '빨간 모자'가 위태롭던 한미 협상을 돌려놨다.
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MASGA'(마스가,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모자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한미 협상이 성공적인 딜로 마무리될 수 있게 기여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일 KBS에 출연해 "산업부 국장, 과장 서기관들이 혼연일체로 마스가 프로젝트 방안을 만들었다"며 "모자도 디자인해 10개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마스가 프로젝트 자체가 매우 탄탄하다"며 "모자 같은 상징물을 만들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지난달 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제품에 15% 고율 관세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자, 이재명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등이 총동원해 협상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한국 측 관세 협상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 중 하나인 'MAGA' 모자를 차용한 'MASGA'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이를 시각적으로 상징하는 빨간색 모자를 제작했다.
AI 이미지 생성 기술을 통해 디자인된 이 모자는 상단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새겨지고 하단에 MASGA 문구를 담았다. 동대문의 수제 작업장에서 급히 10개를 제작해 대한항공의 협조를 받아 미국 워싱턴으로 공수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현지 신규 조선소 건설뿐 아니라 기존 조선소 인수, 선박 건조, 공급망 재구축, 유지·보수·운영(MRO), 인력 양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마스가 프로젝트를 위해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조선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제안을 시각적으로 상징한 빨간 모자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는 자리에 가져가 조선 협력 투자 패키지인 마스가에 관해 설명했고, 러트닉 장관은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며 호평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