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클립] 글로벌 화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이돌-팬 '관계' 향한 존중 (영상)


세계적 인기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이돌 문화와 무속신앙 접목한 세계관
한국 아이돌과 팬 사이 '관계'에 주목

한국 아이돌 문화를 다룬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릿스

[더팩트|이상빈 기자] 케이팝 문화를 한국 무속 신앙과 접목한 소니픽쳐스 제작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30일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문에서 10일 연속 전 세계 1위에 오르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로 뻗어나간 케이팝 문화와 달리 한국 내에서만 소비되던 무속 신앙이 해외 자본과 만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서로 접점이 없는 케이팝과 무속 신앙이라는 두 분야를 외국인 제작자들이 엮었다는 것 외에 이 애니메이션이 한국인들에게 더욱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한국 아이돌과 팬 사이의 관계에 대한 존중을 담았기 때문이다.

작품에는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을 모티브로 한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가 등장한다. 각각 여성과 남성으로만 구성됐다. 케이팝 아이돌답게 이들에게도 팬덤이 존재한다.

아이돌에 이어 팬덤 문화까지 작품에 스며들게 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공동 연출을 맡은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시사 뉴스 매체 살롱(Salon)과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팬과 아이돌의 '관계'였다"며 "이 관계는 정말 특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관계는 그 어떤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아이돌은 항상 많은 콘텐츠를 팬들에게 제공하고 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저승사자 모티브 아이돌 그룹 사자 보이즈. /소니애니메이션 소셜미디어

팬덤의 존재와 더불어 이들의 이름까지 아이돌이 정하는 문화도 작품 속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BTS(방탄소년단)에게는 아미(ARMY), 스트레이 키즈에게는 스테이(STAY)가 있듯이 작품 속 저승사자 아이돌 '사자 보이즈'에게도 '프라이드(Pride)'라는 팬덤이 존재한다.

프라이드라는 영어 명사에는 자부심 외에 사자 무리라는 뜻도 담겼다. 저승사자의 사자는 동물 사자와 발음이 같다. 여기서 착안한 동음이의어 언어유희로 프라이드라는 팬덤명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팬과 아이돌 사이 관계를 작품에 적절히 녹여낸 배경에는 매기 강 감독의 직접적인 경험이 자리한다. 매기 강 감독은 "스트레이 키즈 콘서트에 간 적이 있다. 그들이 팬 서비스를 얼마나 잘하는지 정말로 놀라웠다"며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고, 그게 진심인 걸 아니 팬들도 따라서 울더라. 눈앞에서 눈물의 향연이 펼쳐져 너무나 아름다웠다. 콘서트에 참여하면 그런 감정과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기 강 감독은 단순히 케이팝 아이돌 문화만 모티브로 다룬 게 아니다. 아이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팬덤 문화까지 곁들이고, 나아가 둘 사이 애틋하면서도 서로를 밀어주는 관계를 작품에 투영했다.

팬과 아이돌이 하나가 돼 케이팝 문화를 이끌어간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감독이 표현하고 싶었던 건, 아무도 조명하지 않던, 케이팝 문화의 본질에 대한 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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