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베팅픽] PO 경기수 10-3, 삼성의 체력 괜찮을까?

KGC-삼성전. /KBL제공


[더팩트 | 최정식기자] 서울 삼성의 체력, 과연 괜찮을까?

농구토토 매치 39회차 챔피언결정전 1차전 KGC-삼성(22일 안양실내체육관)

삼성은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전, 고양 오리온과의 4강전을 모두 5차전까지 치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10차례의 격전을 치렀기 때문에 6강을 건너뛰고 4강에서도 울산 모비스에 3연승을 거둔 안양 KGC에 비해 체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만약 챔프전이 7차전까지 간다면 삼성은 포스트시즌에 무려 17경기나 소화하게 된다.

이제까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챔프전에 오른 팀은 원년인 97시즌의 원주 나래다. 당시에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프전까지 모두 7전 4선승제였다. 정규시즌 3위였던 나래는 6강에서 6경기(4승2패), 4강에서 5경기(4승1패) 등 모두 11경기를 치르고 챔프전에 오른 뒤 부산 기아에게 1승4패로 졌다. 그러나 당시에는 8팀만이 참가했기 때문에 정규시즌 경기수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현재와 같은 플레이오프 시스템 아래서 삼성만큼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은 2008-2009시즌의 전주 KCC가 유일하다. KCC는 6강에서 전자랜드, 4강에서 원주 동부를 각각 3승2패로 꺾고 챔프전에 올랐다. 10경기나 치러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챔프전에서 삼성을 4승3패로 누르고 우승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한 팀이 치를 수 있는 경기수의 최대치, 17경기를 소화한 것이다. 챔프전에서 삼성에 첫 경기를 내줬지만 이후 3연승을 거둬 우승을 눈앞에 뒀던 KCC는 5,6차전을 내줘 체력에 문제가 있는 듯 보였으나 마지막 경기를 잡았다. 당시 삼성도 6강과 4강을 거치며 8경기를 치렀다는 점은 이번 챔프전과 다르다.

체력 저하는 여러 면에서 큰 문제가 된다. 삼성은 인사이드가 강하기 때문에 다른 팀들에 비해 수비 로테이션에서의 체력 소모가 덜한 편이다. 그러나 가드진 간의 상대 앞선 압박 대결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천기범과 이동엽 등 백업 가드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체력 저하는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야투성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삼성의 약점으로 꼽히는 실책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상민 감독은 챔프전 미디어데이 때 "체력만으로는 우승할 수 없다. 우리는 6강부터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경기력과 팀워크가 더 좋아졌다. 물론 체력이 중요하지만 큰 경기에서는 정신력과 집중력이 더 중요하며 그런 면에서 우리가 더 낫다"고 말했지만 상당히 큰 핸디캡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삼성이 체력이 문제라면 KGC는 삼성의 마이클 크레익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가 여전히 고민이다. KGC는 정규시즌 도중 키퍼 사익스의 교체를 추진했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매치업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가장 큰 팀이 삼성이었다. 사익스는 시즌 후반과 플레이오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으나 상대가 삼성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오리온은 조 잭슨이라는 단신 선수의 활약으로 KCC를 누르고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상대 역시 단신 선수가 테크니션인 안드레 에밋이었다. KGC는 6강에서 완승을 거뒀지만 모비스는 외국인선수 전력 자체가 비교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익스의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았을 뿐이다.

외국인선수 두 명이 뛰는 두 쿼터에 발생할 매치업의 문제는 승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요소다. KGC가 정규시즌 삼성과 맞대결에서 2승4패로 열세를 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승기 감독은 "크레익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해왔고 마지막 경기에서 그런 점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KGC는 6라운드 경기에서 리바운드 26-41의 절대 열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에 82-73으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 크레익은 9점에 그친 반면 사익스는 23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이 경기로 문제가 해결됐다고는 결코 볼 수 없다. KGC는 자유투 성공률, 블록슛, 턴오버에서의 우세로 승리했다. 사익스의 득점은 승부에 거의 영향이 없다. 블록슛은 그 때처럼 한 경기에 10개씩 나오는 일이 드문 수비다. 삼성의 실책이 많지만 당시 범한 18개가 거의 최대치라고 봐야 한다. 매치업 때문에 주력 선수가 파울트러블에 걸릴 경우 KGC의 문제는 삼성의 체력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챔프전 득점 예상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KGC의 데이비드 사이먼이다. 사이먼은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엄청난 내외곽 득점력을 자랑했다. 평균 30점이 넘었는데 이런 위력이 챔프전에서도 이어질 경우 KGC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봐야 한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이 거의 그의 베스트 수준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모비스는 외국인선수 전력이 너무 약했기 때문에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는 삼성과의 대결에서는 정규시즌 때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삼성의 체력 문제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1차전에서 양 팀 득점은 1+2쿼터 40-44점, 최종 80-89점을 예상한다.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