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안세영, 전영오픈 극적 '역전 우승'...BWF 4연속 '제패'


16일 2025 BWF 전영오픈 결승전 안세영, 왕즈이에 2-1 역전승
2년 만에 대회 우승 트로피 '탈환...4개 대회 연속 우승 '쾌거'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상대로 부상 투혼을 펼친 끝에 게임 스코어 2-1 역전승을 거두며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런던=신화.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과정은 험난했으나 결실은 달콤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3·삼성생명)이 부상 통증을 딛고 1시간 35분의 랠리를 이어간 끝에 극적인 역전승으로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세계 최고 권위의 배드민턴 대회 전영오픈 정상을 2년 만에 탈환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상대로 전날부터 이어진 허벅지 부상을 정신력으로 극복하며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펼친 끝에 게임 스코어 2-1(13-21, 21-18, 21-18)로 역전승,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명승부였다. 안세영은 전날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여파를 정신력으로 극복했다. 오른쪽 허벅지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선 안세영은 1게임 시작하자마자 랠리 끝에 첫 득점을 내준 뒤 이내 2-1로 역전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허벅지 통증으로 특유의 '압박 수비'에 제동이 걸리면서 3-6, 4-10, 7-11로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1게임을 13-21로 내줬다.

하지만 안세영은 2게임에서 기적적으로 회생했다. 1-2로 끌려가던 경기를 4-4로 만들고 드디어 9-8 역전에 성공했다. 랠리에서 체력 열세를 보이며 리드를 이어가지 못하는 어려움도 겪었으나 눈물겨운 투혼으로 12-13까지 따라붙은 뒤 기어이 13-13, 17-17, 18-18을 만든 뒤 21-18로 역전에 성공했다.

3게임에서는 2게임의 역전 분위기를 이어갔다. 선취점을 기록한 안세영은 부상 통증을 정식력으로 극복하며 현저히 체력 저하를 보인 왕즈이를 공략했다. 9-9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11-9로 앞서가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14-16으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17-16, 18-16으로 앞서간 뒤 18-18의 위기를 딛고 결국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왕즈이는 코트 전후좌우를 폭넓게 이용하며 안세영의 부상을 철저히 공략하는 전략으로 나섰으나 안세영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정신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안세영의 극적인 준결승전 승리 세리머니./런던=신화.뉴시스

이로써 안세영은 지난 2023년 우승 이후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다시 거머쥐며 올 시즌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쾌거를 이룩했다. 파리 올림픽 정상을 차지한 후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안세영은 새해 들어 말레이시아 오픈~인도 오픈~오를레앙 마스터스에 이어 전영오픈까지 BWF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1899년 창설된 전영 오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 대회로 2년 전 안세영은 한국 선수로는 27년 만에 여자 단식 정상에 올라 세계적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지난해에는 4강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에 1-2로 패해 아쉬움을 남긴 것을 뒤로 하고 2년 만에 다시 정상을 차지했다.

오를레앙 마스터스 우승 이후 곧바로 전영 오픈 정상 정복에 나선 안세영은 32강에서 가오팡제(중국·15위)를 2-0, 16강에서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를 2-1,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13위)를 2-0으로 제압한 뒤 4강전에서 야마구치(일본·3위)를 2-0(21-12 21-17)으로 누르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안세영은 전영오픈을 포함해 4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지지 않고 20연승을 이어갔다.

경기 도중 오른쪽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극적으로 전영 오픈 정상에 오른 안세영./런던=신화.뉴시스

안세영은 또한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 결승과 12월 BWF 월드투어 파이널 준결승에서 왕즈이에 연속으로 0-2의 패배도 연속으로설욕했다. 올 시즌 첫 대회인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에서 2-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전영 오픈 결승에서도 우승의 제물로 삼았다. 안세영은 왕즈이와 통산 맞대결에서 10승 4패로 앞서고 있다.

전영 오픈은 BWF 월드투어 중에서도 슈퍼 1000 대회에 속하는 만큼,우승하면 상금뿐만 아니라 엄청난 랭킹 포인트까지 받는다. 총상금 규모는 125만 달러 (약 16억 원)로 우승 상금은 9만 4500달러(약 1억 2,500만 원)에 이른다. 우승자는 랭킹 포인트 12,000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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