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북한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 안창옥 선수가 한국 기계체조 간판 여서정(22·제천시청)을 모른 척 지나치는 장면이 방송 화면에 잡혔다.
2020년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여서정은 3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서 출전 선수 8명 중 7번째로 나섰다.
여서정은 5.4 난도의 1차 시기에서 불안정한 착지로 감점을 당해 14.166점을 얻었다. 재정비를 마친 뒤 도전한 2차 시기에서도 중심을 잃어 휘청이는 착지로 12.666점을 얻는 데 그쳤다. 최종 점수 13.416점, 7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쉽게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실패했지만 경기 전 어깨를 다치고도 기권하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여서정에 앞서 2번째 주자로 나선 안창옥(21)은 1차 시기에서 5.0 난도를 시도해 착지까지 깔끔하게 성공해 14.066점을 획득했다. 2차 시기에서는 공중에서 한 바퀴 반을 비트는 기술로 14.366점을 얻어 합계 14.216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종 순위는 4위.
화제의 장면은 이때 나왔다. 안창옥은 경기를 마무리한 뒤 자리로 돌아가면서 발렌티나 조지에바(불가리아) 선수와 포옹한 뒤 악수하려 일어난 여서정을 지나쳤고, 곧장 북한 코치를 껴안았다. 여서정은 민망한 듯 옆에 앉은 한국 코치와 웃음을 터트렸다.
여서정은 취재진과 만나 "악수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늦어서 못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창옥에 대해선 "묵묵히 잘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