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한국 유도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 혼성단체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국 유도의 간판이자 대표팀의 맏형 안바울의 감동적인 투혼과 빛나는 활약이 있었다.
한국 유도 대표팀은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혼성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4-3으로 독일에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 대회에서 신설된 혼성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따냈다.
유도 혼성 단체전은 남자 3명(73㎏급·90㎏급·90㎏ 이상급)과 여자 3명(57㎏급·70㎏급·70㎏ 이상급)이 참여하는 경기다. 총 6명이 차례로 출전해 먼저 4승을 따내면 승리하는 방식이다. 각 체급에 개인전 체급이 낮은 선수는 출전할 수 있지만 높은 체급 선수는 출전할 수 없다.
개인전 66kg급인 안바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 대표팀은 73kg급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딴 선수가 없었고 이에 따라 안바울이 73kg급에 나서야 했다.
앞서 한국은 튀르키예를 꺾고 8강에 올라 프랑스에 1-4로 패했다. 이후 패자부활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4-2로 이겨 동메달 결정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안바울은 체급 차이를 이겨내기 위해 두 배로 더 뛰어야만 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정규시간(4분)의 세 배가 넘는 12분가량 혈투를 벌여 값진 승리를 따냈다. 독일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재경기까지 포함해 무려 15분을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안바울의 투혼이 특히 주목을 받은 이유는 재경기 방식 때문이다. 유도 혼성 단체전은 3-3 동점이 될 경우 골든스코어 방식으로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문제는 이 대결을 펼칠 체급을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는 점이다.
패자부활전부터 긴 시간을 뛰어야 했던 안바울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또 한 번 재경기 주자로 나서야 했고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앞서 자신보다 높은 체급의 이고어 반트케에게 연장전까지 갔지만 절반패했던 안바울은 다시 한번 반트케와 맞붙었고 상대의 지도 3개를 이끌며 결국 승리를 가져오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바울은 경기가 끝난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동메달을 딸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나 혼자 해낸 결과가 아니다. 다같이 노력해서 딴 한국 유도의 올림픽 첫 단체전 메달이라는 점에서 더욱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안바울은 이번 동메달을 포함해 2016 리우 올림픽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까지 3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기록과 관련해 안바울은 "오랜 시간 한국 유도를 대표할 수 있었고 또한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세 번이나 나와 메달을 딸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투혼에 대해서는 "솔직히 체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우리가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올림픽에 온 선수들 말고 함께 훈련했던 모든 선수가 많이 생각났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더 힘을 내야 하고 무조건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동고동락하며 보낸 힘든 시간이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