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뉴 어펜저스'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31일(현지시간) 파리 그랑 팔레서 열리는 2024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서 헝가리(세계 랭킹 3위) 상대로 45-41로 마무리하면서 단체전 3연패를 거머쥐었다. 어펜져스는 어벤져스와 펜싱을 합친 말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애칭이다. 네 사람은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경기 끝까지 서로를 격려했던 끈끈했던 신뢰의 순간을 공유했다.
7라운드에 교체 투입돼 5점 점수 차이를 벌렸던 도경동은 동료들의 믿음 덕분에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히든카드로서 준비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그 역량을 보여줄 수 있어서 하늘에 감사하다"라며 "7라운드에 투입될 때 형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믿음을 줬다. 나도 질 자신이 없었다. 들어가기 전에 '이길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다행히 그게 지켜졌다"라고 말했다.
메달 획득으로 예정된 10월 16일보다 더 빨리 전역하게 된 도경동은 '두 달 남았는데 만기 전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군대에서)나와서 펜싱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 웃으며 '셀프 전역'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막내' 박상원은 '뉴 어펜저스 막내로서 4년 뒤 4연패를 기대해도 되나'라는 질문에 "더 열심히 해서 이번 올림픽이 끝이 아니라 이후 한국 펜싱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까지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펜싱 사상 첫 2관왕에 오른 오상욱은 "단체전이 더 뿌듯하고 감동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오상욱은 "동생들이 저희보다 더 잘했다. 버스 탄 느낌이다. 긴장이 많이 되더라.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부담 아닌 부담이 있었다"라면서 "동생들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맏형' 구본길은 '라스트 댄스'로 마지막 올림픽을 치러낸 소감에 대해 "한계를 느꼈다. 기술적인 한계, 펜싱 실력의 한계가 아니라 (한국) 후배들과 다른 나라 어린 선수들의 열정과 비교해 한계를 느꼈다"라며 "선수는 계속할 것이다. 다음 올림픽에서 후배들과 동료들이 4연패를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구본길의 둘째 아들이 곧 태어날 예정이어서 아내의 본래 출산 예정일이 이날이기도 했다.
관련해 그는 "사실 아내가 지금 코로나19에 걸려서 수술 날짜를 미뤘다고 한다"라며 "아내 하는 말이 '오늘 '모찌(태명)'의 행운은 저에게 주고 아이가 기다려주는 거'라고 했다. 아내와 가족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