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아쉬움이 큰 만큼 기대도 커졌다. 비록 0.1초 차로 금메달을 놓쳤지만 은메달 또한 한국 수영사에 빛나는 단체전 첫 메달로 가치를 더했다. 황선우(20·강원도청)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개의 메달을 따내 한국 수영의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황선우 김우민(22·강원도청) 이호준(22·제주시청) 양재훈(25·강원도청)이 나선 한국 대표팀은 17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7분 01초 94로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마지막 주자 황선우가 스퍼트를 하며 역영했지만 중국의 지신제~왕하오위~판잔러~장잔숴 팀에 0.10초가 뒤져 사상 첫 단체전 메달 획득으로 위안을 삼으며 오는 7월 파리 올림픽에서의 설욕을 다짐했다. 중국은 7분 01초 84로 1위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 남자 계영 800m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 한국에 이어 3위는 7분 02초 08의 미국(루크 홉슨, 칼슨 포스터, 헌터 암스트롱, 데이비드 존스턴)이 기록했다.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이 종목에서 우승한 영국(매슈 리처즈, 맥스 리치필드, 잭 맥밀런, 덩컨 스콧)은 7분 05초 09에 그쳐 4위로 밀렸다.
황선우는 개인 통산 4번째 세계선수권 메달(금1 은2 동1)을 수확하며, 박태환, 김수지(이상 메달 3개)를 넘어 한국인 최다 메달리스트로 올라섰다.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세계적 선수로 거듭나고 있는 황선우는 2022년 부다페스트 2위로 첫 메달을 수확한 이후 2023년 후쿠오카 3위에 이어 이번 도하에서 1위를 차지, 금, 은, 동메달을 1개씩 수확했다. 동료들과 함께 나선 계영 8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황선우는 한국 선수로는 처음 결선에 오른 자유형 100m에선 47초 93의 기록으로 5위에 그쳤다. 황선우가 자유형 100m에서 47초대 기록을 남긴 건 2021년 도쿄 올림픽 결선(47초82) 이후 처음이다. 도쿄 올림픽 때는 준결선에서 당시 아시아 기록(47초56)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에서는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11위)와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9위) 모두 48초08에 그치며 8명이 올라가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남자 자유형 100m 세계 기록(46초80) 보유자인 중국의 판잔러가 47초 53으로 우승했다.
황선우와 함께 한국 수영의 황금 시대를 이끌고 있는 김우민도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계영 800m 은메달을 추가하며 메달 2개를 수집했다. 계영 800m 예선에 출전했던 이유연(23·고양시청)도 은메달을 함께 받았다.
한국 수영은 도하에서 금메달 2개(남자 자유형 200m·400m)와 은메달 1개(남자 계영 800m), 동메달 2개(다이빙 여자 3m, 혼성 3m)를 수확하며 박태환이 홀로 메달 2개를 따낸 2007년 멜버른(자유형 400m 1위·200m 3위) 대회를 훌쩍 넘어선 단일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과를 거뒀다.
이날 한국은 첫 주자 양재훈이 구간 기록 1분 47초 78의 8위로 처지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김우민과 황선우의 역영으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두 번째 주자 김우민이 구간 기록 1분 44초 93으로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뒤 이호준도 1분 45초 47로 3위를 유지한 가운데 마지막 영자 황선우에게 바통을 넘겼다.
'한국 수영의 에이스'로 성장한 황선우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역영으로 역전 레이스에 나섰다. 마지막 200m 구간에서 1분 43초 76의 놀라운 기록으로 미국을 제치고, 중국을 막판까지 위협하며 2위를 기록했다. 아쉽게 0.10초 차로 메달 색이 은빛으로 확정됐지만 오는 7월 파리 올림픽에서의 메달 기대를 낳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결선에 나선 총 32명의 선수 가운데 황선우의 200m 구간 기록이 가장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