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한국 경영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23·강원도청)이 아시안컵 축구의 아쉬움이 짙게 남아있는 카타르 도하에서 설날 연휴의 마지막 날 국민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을 보내왔다. 박태환 이후 무려 13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하며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김우민은 1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 42초 7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분 42초 86의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을 0.15초 차로 제치면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3위는 3분 42초 96의 루카스 마르텐스(독일)였다.
김우민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금메달은 한국선수로서는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거둔 쾌거로 역대 두 번째다. 박태환은 2007년 멜버른,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을 수확했다. 카타르 도하는 바로 11일 막을 내린 2023 아시안컵 축구대회가 열린 곳으로 64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한국이 4강에서 탈락함으로써 많은 실망을 자아냈던 장소다.
아시안컵 축구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금메달 소식을 전한 김우민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자유형 400m와 800m, 계영 800m 금메달을 따며 최윤희와 박태환에 이어 세 번째 수영 3관왕에 등극한 데 이어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또 한 번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썼다.
특히 김우민은 2023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결선에서 5위를 차지할 때 작성한 종전 개인 최고기록인 3분 43초 92를 약 7개월 만에 1초 21 앞당기는 기록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약 2년 전인 2022년 3월 국가대표 선발전 당시 김우민의 자유형 400m 기록은 3분 48초 26이었으니 무려 4초 이상을 앞당겼다.
하지만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선 더 기록을 단축해야 한다. 이날 김우민의 기록은 2022년, 2023년 남자 자유형 400m 우승자보다 뒤처진다. 위닝턴은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딸 때 3분41초22를 기록했다.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는 새뮤얼 쇼트(호주)가 3분40초68을 기록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민은 2024 파리 올림픽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는 가운데 훈련 과정의 하나로 세계선수권을 치렀다. 김우민은 13년간 깨지지 않은 한국기록에도 근접했다. 남자 자유형 400m 한국기록은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기록한 3분 41초 53이다. 박태환의 기록과 격차는 1초18로 적지는 않지만 김우민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파리 올림픽에서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 경영 종목 첫날에 이미 '역대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기록'을 바꾸며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앞서 이번 대회 다이빙에서 김수지(울산광역시청)가 여자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 이재경(인천광역시청)과 호흡한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연거푸 따냈다.
종전 한국 수영의 단일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획득 기록은 2007년 멜버른 대회에서 작성한 2개였다. 박태환이 당시 남자 자유형 400m에서 1위, 자유형 200m에서 3위에 올랐다. 도하에서는 이미 3개의 메달을 수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