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다빈 인턴기자] 부러진 건 테니스 라켓이지만 일그러진 것은 그의 태극마크다. 태극마크를 달고 '비매너 논란'을 일으킨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26.당진시청)에 대한 비난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부적절한 행동에 사과를 했지만 후폭풍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26일 대한테니스협회에 따르면 권순우는 태국 선수단 훈련장에 찾아가 악수를 거부한 카시디트 삼레즈에게 사과하고 "남은 경기를 잘하라"고 응원했다. 하지만 하루 전인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단식 2회전에서 삼레즈에게 1-2(3-6 7-5 4-6)로 패한 뒤 라켓을 부수고 악수를 거부한 '비매너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삼레즈는 랭킹 636위인 무명에 가깝다. 국내 테니스의 간판이라고 불리는 세계랭킹 112위 권순우는 무명이라 불리는 선수에게 진것이 분했는지 패배가 확실시되자 손에 쥔 라켓을 여러 번 강하게 땅에 내리쳤다. 권순우의 힘을 못이기고 부러진 라켓은 그 상태로 또 의자와 코트에 반복적으로 내리쳐졌고 몇 분 전에 경기에 사용된 라켓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삼레즈는 권선우에게 먼저 다가와 악수를 건냈지만 권순우는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시하며 계속해서 짐을 쌌고 이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비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삼레즈의 '오프셋 트릭'으로 인해 그가 평정심을 잃은 것"이라고 말하며 "심레즈가 경기 중 상대를 흔드는 행동을 많이 했다. 세트가 종료된 후 10분 동안 화장실을 다녀왔다"고 언급했다.

또한 "2세트에서 경기 컨디션을 되찾으며 권순우가 승기를 가져오던 때에 흐름을 끊고 메디컬타임 아웃을 신청했다"면서 그가 병역 면제에 대한 압박이 커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 병역특례혜택을 받게 되는데, '광탈'함으로써 기회를 잃은 것에 대한 분노의 표현으로 분석한 것이다.

테니스는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이며, 공으로 상대방과 대화하는 스포츠로 알려져있다. 테니스 강습을 처음 들을 때는 경기 시작과 전에 예의를 갖춰 상대방에게 인사를 건네야 한다고 배운다. 코트 체인지를 할 때도 상대방과 가볍게 눈인사를하는 것이 기본 매너다.

한국의 테니스팬들은 경기에 패한 것은 부끄럽지 않으나 권순우 선수가 태극 마크를 달고 보인 비매너적인 행동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권순우 선수가 주장하는 태국 선수의 비매너 행위를 겪었더라도, 라켓을 부수는 것까진 이해를 할 수 있지만 인사를 무시하는 것은 충격이다", "저렇게 흔들리면 결승전도 못가 스포츠는 멘탈 싸움", "군대가서 멘탈잡으쇼", "진 것보다 망신" 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권순우는 홍성찬(세종시청)과 팀을 이뤄 남자 복식 경기에 나서 금메달 사냥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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