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셔틀콕 천재'의 신화가 탄생할 수 있을까.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천재 유망주'로 꼽히는 안세영(20·삼성생명)이 세계적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영오픈 결승에 올라 일본 선수와 한일전으로 우승 다툼을 벌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 랭킹 4위 안세영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2 전영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타이쯔잉(타이완)을 세트스코어 2-0(21-19 21-13)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결승에 올랐다. 타이쯔잉은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전영오픈 디펜딩 챔피언으로 우승 길목의 최대 난적으로 꼽혔으나 안세영은 접전 끝에 21-19로 첫 세트를 가져온 뒤 2세트에서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21-13의 완승을 거두고 26년 만의 한국 선수 우승에 1승만 남겨뒀다.
안세영은 20일 오후 9시 열리는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우승을 다툰다. 독일오픈에서 4강에 올랐던 안세영은 올해 출전한 두 번째 국제대회에서 불과 스무살의 나이로 우승을 한다면 한국선수로는 네 번째, 1996년 방수현 이후 26년 만에 전영오픈 여자 단식을 제패하는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1000 대회인 전영오픈은 1899년에 창설, 123년 전통의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대회다. 한국은 지난 1981년 황선애, 1986년 김연자, 1996년 방수현이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 안세영이 우승한다면 종목 우승으로는 2017년 여자복식 장예나-이소희가 우승한 뒤 5년 만에 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단식 은메달리스트 타이쯔잉과 역대 전적에서 2승1패로 우위를 점한 안세영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 배드민턴계의 '셔틀콕 천재'로 각광을 받아왔다.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중학교 3학년 때인 2018년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안세영은 당시 참가 선수 중 최연소인 만 15세의 나이로 현역 실업팀 선수들이자 세계랭킹 상위권인 국가대표 선배들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며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단식을 1위로 통과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중학교 3학년인 단식 선수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승률 100%를 거둔 것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2019년에는 BWF 선정 신인상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부상으로 8강에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안세영은 당시 조별리그에서 가뿐하게 2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라 세계랭킹 13위 부사난 음방룽판까지 2-0으로 제치고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당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천위페이와 8강전에서 2세트 후반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과 함께 아쉽게 0-2로 패하며 금메달 도전을 마감해야 했다.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겸비한 안세영은 해를 더하면서 강점인 수비력은 물론 공격에서도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전영오픈 우승 도전에 국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POTV와 SPOTV NOW는 20일 안세영이 출전하는 BWF 전영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을 위성 중계한다.
한편 여자복식 김혜정(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은 준결승에서 일본의 마쓰야마 나미-시다 지하루에 0-2로 패해 최종 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