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야수의 주먹'에 지능을 탑재했다. '파워 인타이터' 프란시스 은가누(35·카메룬)가 예상을 뒤엎는 레슬링 기술을 펼쳐 보이며 '테크니션' 시릴 가네(31·프랑스)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제압하고 타이틀을 지켰다.
현 챔피언 은가누는 23일(한국 시간) 미국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열린 UFC 270 메인이벤트에서 3라운드부터 의외의 레슬링 기술을 펼쳐보이며 '잠정 챔피언' 가네의 발을 묶어 5라운드 종료 심판 전원일치 3-0 판정승(48–47, 48–47, 49–46)을 거두며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UFC에서 가장 강한 주먹으로 평가받는 은가누는 헤비급 역대 최고 테크니션으로 꼽히는 은가누를 상대로 테이크다운 전략을 밀어붙여 승리를 끌어냈다.
경기 전 우세 전망을 안고 옥타곤에 오른 가네는 1,2라운드 동안 발을 사용한 무에타이 복싱으로 착실하게 점수를 얻는 전략으로 나섰으나 '주먹'이 아니 '머리'로 전략을 바꾼 은가누의 변신에 제 기량을 펼쳐보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은가누는 가네의 영리한 플레이에 2라운드까지 좀처럼 유효타를 터뜨리지 못 하자 3라운드 1분쯤 기습적인 태클로 가네를 그라운드에 내다 꽂으며 승기를 잡았다.
은가누는 테이크다운 디펜스 100%를 자랑하는 가네를 헤비급에서 처음 바닥에 내동댕이친 뒤 라운드 종료 약 30초 전에도 가네를 그라운드로 몰아갔다. 1,2라운드에서 다소 힘이 빠진 듯했던 은가누는 확실한 체력적 우세를 바탕으로 4라운드 중반 이날 세 번째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며 가네를 몰아붙였다. 은가누의 기습적인 태클에 점수를 잃은 가네는 5라운드에서 역전을 노리며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오히려 코너에 몰렸다.
은가누는 5라운드에서 가네의 태클을 힘으로 되받아치며 확실한 우위를 지켰다. 가네는 엉클 초크를 시도하는 등 안간힘을 다했으나 은가누는 별 데미지를 입지 않고 힘으로 버티며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5라운드가 끝나자마자 은가누는 두 팔을 치켜올리며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네는 고개를 떨구며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은가누는 과서 스파링 파트너였던 가네와 경기를 앞두고 "그동안 짧은 경기 (운영) 시간으로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5경기 연속 피니시 승리만 기록한 것을 우회적으로 과시한 뒤 "이번 기회에 내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최고의 방식으로 (완전히) 다른 파이터가 될 것"이라고 다른 패턴의 전략을 예고했었다. 이미 은가누는 플랜B를 준비하는 지능적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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