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LPGA 투어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한국 선수 시즌 4승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국내팬들에게) 한가위 선물을 드리게 돼 영광이다. 송편 많이 드시면서 좋은 명절 보내시면 좋겠다."
고진영(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40만 달러) 트로피에 입을 맞춘 뒤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한국어로 추석 명절을 맞은 한국팬들에게 인사를 하며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고진영은 2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웨스트 린의 오리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여유있게 우승했다.
우승 상금 21만 달러(약 2억4700만원)를 수확한 고진영은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우승 이후 시즌 2승째이자 통산 9번째 정상에 오르며 세계 1위 탈환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 대회는 당초 4라운드 72홀 경기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전날 폭우로 인해 3라운드 54홀로 축소된 가운데 고진영은 공동 2위 그룹을 4타차로 따돌리고 올 시즌 한국 선수 LPGA 투어 4승 가운데 2승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들은 고진영 2승에 이어 박인비(33)와 김효주(26)가 각각 1승씩을 거두고 있다. 고진영은 또한 2009년 허미정(32)의 우승 이후 12년 만에 한국 선수로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1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7번 홀 버디로 2위 제마 드라이버(스코틀랜드)에 3타 차로 앞서 나갔고 10번 홀 버디로 5타 차까지 달아났다. 그리고 18번 홀(파5)에서 7m 거리의 장거리 버디 퍼트로 우승을 자축했다. 이정은5는 18번 홀에서 이글을 잡아 고진영을 3타 차까지 추격했으나 공동 준우승으로 위안을 삼았다. '핫식스' 이정은(25)은 공동 8위로 톱10에 안착했다. 최근 부진을 거듭했던 박성현은 최종합계 2언더파 214타 공동 15위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고진영의 우승은 올 시즌 LPGA투어에서 미국 및 태국 선수들에 밀려 고전하던 한국 선수들의 반격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도 볼 수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한국 선수들은 올 메이저대회 무관에 그친 것은 물론 기대를 모았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부진을 보였으나 고진영의 우승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 시즌 막바지 선전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됐다.
고진영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 4개 대회에만 출전하고도 최종전 우승으로 상금왕까지 차지하는 뒷심을 보여준 바 있다. US여자오픈 전까지 단 2개 대회만 소화했던 고진영은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년 연속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쥐었었다.
더구나 단 7개 대회만을 남겨둔 2021 LPGA투어 시즌은 앞으로 3주 동안 미국에서 경기를 치른 뒤 10월 말 한국, 11월초 일본 등 아시아에서 대회가 열려 고진영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skp200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