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2020 LPGA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상금왕 2연패 '쾌거'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솔레어)이 올 시즌 4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피날레 대회 막판 역전 우승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상금왕을 차지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뒤늦게 LPGA에 뛰어든 고진영의 상금왕 타이틀 수성은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의 정신력과 기량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고진영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티뷰론GC(파72)에서 열린 2020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는 '폭풍 샷'으로 6언더파 66타,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피날레 대회를 역전 우승으로 장식했다.
선두에 1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3라운드 선두를 달린 김세영(27·미래에셋)을 5타차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라 시즌 첫승이자 통산 7승째를 거뒀다. US여자오픈 준우승에 이어 우승 상금 110만달러(약 12억945만원)를 추가한 고진영은 지난 11월 뒤늦게 투어에 합류해 4경기만 출전하고도 한 달 만에 상금왕(166만 7925 달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프로선수의 꽃인 상금왕을 차지해 기쁨을 더했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평균타수상 등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던 고진영은 올 시즌 상금왕과 함께 한 해의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레이스 챔피언에도 등극했다. 고진영의 상금왕 2연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상적 투어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단 4경기만 출전하고도 이룩했다는 점에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고진영의 LPGA 투어 상금왕 2연패는 2012, 2013년 박인비 이후 7년 만이다.
고진영은 국내 대회에 출전하다 지난 11월20일 막을 내린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34위를 기록하며 지각 데뷔전을 치렀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실 상금왕 수성은 어려워보였다. 시즌 종료까지 한 달여 기간밖에 남지 않은 데가 고진영의 우승 가능성 또한 확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진영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사실 최종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며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의 올 시즌 활약은 그만긐 드라마틱했다. 고진영은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5위에 이어 US여자오픈 공동 2위에 오르면서 막차로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레이스 상위 70명만 나올 수 있는 대회다. 고진영은 US여자오픈에서 반드시 4위 이상의 성적을 내야 이번 최종전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었는데 2위로 출전권을 따낸 뒤 대회 마지막 날 1번홀(파5)부터 버디를 잡으며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이어가 마침내 역전 우승의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은 이날 보기와 버디를 3개씩 주고받아 이븐파에 그치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한나 그린(호주)과 함께 공동 2위를 기록, 이번 대회 공동 35위(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에 그친 박인비를 제치고 생애 첫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은 LPGA투어 18개 대회 중 7승(메이저대회 3승)을 합작하며 골프 한국의 위상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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