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마스터스 2위' 임성재 상금 11억 2천만원, 그 이상의 '쾌거'

22세의 임성재가 16일 PGA투어 마스터스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처음 준우승에 올라 또 하나의 기록을 경신했다./오거스타(미 조지아주) AP.뉴시스

아시아선수 최초 마스터스 준우승...미PGA투어 사상 첫 아시아 국적 신인상에 이은 '금자탑'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아시아 신성' 임성재(22)가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준우승에 오른 것은 지난해 아시아인 최초로 신인상을 수상한 데 이은 '아시아 골프의 쾌거'로 평가된다.

임성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임성재는 1위 더스틴 존슨의 20언더파 268타와 5타 차가 났지만 호주의 캐머런 스미스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리더보드 가장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임성재는 '명인열전'으로 불리는 전통의 마스터스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공동 2위 상금 101만 2000달러(약 11억 2천만원)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선수로 마스터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지난 2004년 3위에 오른 최경주였다. 불과 20대 초반의 나이에 선배의 기록을 뛰어넘은 임성재의 활약은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는 점에서 아시아의 새로운 별로 평가를 받고 있다.

마스터스 우승자 더스틴 존슨(앞)과 임성재. 임성재는 경기 초반 존슨을 2타 차로 압박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오거스타=AP.뉴시스

지난해 PGA 신인왕에 오르며 아시아 골프의 역사를 새롭게 쓴 임성재는 최종 라운드에서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3라운드까지 존슨에 4타 뒤진 공동 2위를 마크하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로 4라운드를 시작하는 영예를 안았다.

임성재는 4라운드 초반 존슨을 1타 차까지 압박하며 역전 분위기까지 몰고가는 기염을 토했다. 임성재는 테이크백을 천천히 하는 독특한 스윙으로 2, 3번 홀에서 홀 근처 파온에 성공한 뒤 연달아 2m가 안 되는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존슨을 압박했다. 같은 조에서 맹렬한 추격전을 펼치는 임성재의 플레이에 당황한 존슨은 4, 5번 홀에서 연속 보기로 흔들렸다.

세계 랭킹 1위 존슨은 메이저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였을 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징크스를 지녀 임성재의 역전 가능성도 고개를 들었다. 존슨은 2010년, 2015년, 2018년 US오픈과 올해 PGA 챔피언십까지 네 차례나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결국 마지막 날 우승트로피에서 멀어지는 아픔을 가진 만큼 징크스 재발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임성재의 강력한 티샷./오거스타=AP.뉴시스

하지만 임성재는 6번 홀에서 약 1.2m 짧은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결국 역전에 실패했다. 존슨은 이 홀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3타차로 달아났다.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임성재는 7번 홀에서 두 번째 아이언 샷이 그린을 지나 벙커에 떨어지면서 보기를 범해 아쉬움을 남겼다.

임성재는 지난 3월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천125야드)에서 열린 2019-2020시즌 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하며 처음 정상에 올라 49전 50기에 성공,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한국인으로는 7번째로 PGA 투어 우승자 계보를 이은 임성재는 2018년 10월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정식 데뷔전을 치른 이후 50번째 대회에서 값진 우승과 인연을 맺으면서 한 단계 더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성재의 마스터스 준우승은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 PGA 투어 신인왕에 오르는 새 역사를 쓴 데 이어 아시아 선수 최초의 마스터스 우승에 한 걸음만 남겨놓았다는 점에서 미래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아시아 골프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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