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LPGA 투어 2020시즌 ISPS 한다 빅오픈 우승...새해 첫 한국 선수 우승 '낭보'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3년차인 박희영(33)이 무려 6년 7개월 만에 정상에 오르며 새해 LPGA투어 한국 선수 첫 우승 소식을 알렸다. 박희영은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출전 자격을 잃어 13년 만에 퀄리파잉 시리즈를 거쳐 올해 다시 출전권을 획득한 뒤 정상에 올라 감격을 더했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바원헤즈의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2020 LPGA 투어 세 번째 대회 ISPS 한다 빅오픈(총상금 110만 달러) 4라운드에서 합계 8언더파를 기록해 유소연(30), 최혜진(21)과 동률을 이룬 뒤 한국 선수끼리 서든데스 연장을 벌인 끝에 4차 연장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박희영은 지난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 우승 이후 6년 7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집념을 보이며 우승 상금 16만5000달러(약 2억원)를 거머쥐었다. 강풍 속에서 치러진 이날 4라운드에서도 17번홀까지 선두 그룹에 1타 뒤졌으나 마지막 파5 18번 홀에서 과감하게 투온을 노리며 버디를 잡아 가장 늦게 연장에 합류하는 투혼을 보였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로 나섰던 조아연(20)은 9타를 잃으며 결국 최종합계 3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날까지 조아연과 우승 경쟁을 펼쳤던 마들렌 삭스트롬(28·스웨덴)도 부진했다. 선두권이 흔들리는 가운데 최혜진이 치고 올라왔고, 유소연과 박희영도 나란히 합계 8언더파를 기록하며 세 선수가 나란히 연장 승부에 나섰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선 모두 버디를 기록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차 연장에서는 박희영과 최혜진이 버디를 했고, 유소연은 버디 퍼트를 놓쳐 탈락했다. 3차 연장에서도 버디로 비긴 박희영과 최혜진은 4차 연장에서 마침내 승부를 가렸다. 최혜진은 티샷을 실수하면서 연속 위기를 맞아 우승컵을 내줬다. 박희영은 최혜진의 실수로 보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세 번째 샷을 홀 약 2.5m에 붙인 다음 2퍼트로 파를 해 우승했다.
박희영은 지난해 16개 대회에 나서 상금 순위 110위에 그쳐 출전 자격을 유지하지 못하자 13년 만에 '지옥의 레이스'인 퀄리파잉 시리즈를 치러 4위로 올 시즌 LPGA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한편 같은 장소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는 호주교포 이민우(24)가 생애 첫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우는 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민지의 친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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