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2019 KLPGA 투어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 정상...프로 데뷔 10년 237경기 만에 '감격'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고생 끝에 낙이 오는가. '10년 무관'의 아픔 속에서도 우승의 꿈을 잃지 않은 안송이(29·KB금융그룹)가 올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프로 데뷔 10년 237경기 만에 감격의 첫 우승 꽃을 피웠다. 안송이의 우승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사상 프로데뷔 최다 출전 경기 첫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만큼 온갖 역경을 딛고 이룬 것이어서 감격을 더했다.
안송이는 10일 천안 우정힐스(파72/6,632야드)에서 열린 2019 KLPGA 투어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 우승상금 1억 2000만원)에서 사흘 연속 선두를 지키며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루키 이가영(20·NH투자증권)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안송이는 첫날 5언더파로 리딩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뒤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고, 이날 진행된 마지막 3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치며 우승, 응원을 나온 전인지와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2008년 10월 KLPGA에 입회한 안송이는 2009시즌부터 프로 무대에 나서 준우승만 3차례만 하는 등 꾸준한 실력을 보이면서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은 27경기에 출전해 하나금융챔피언십 4위 등 톱 10만 7번을 하면서도 정상에는 오르지 못 했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인 4위만 세 번 했다. 지난해 12월 효성 챔피언십과 10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또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의 4위였다.
안송이의 우승은 10년 경력을 바탕으로한 인내의 결과물이었다. 안송이는 '무서운 신인' 이가영에게 한때 선두를 내주기도 했으나 경기 막판 파3 파4 파5로 이어진 16, 17,18번 홀에서 승부를 뒤집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15번 홀까지 버디 2개, 보기 2개를 기록한 안송이는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뒤 운명의 17번홀에서 안정적 플레이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안송이와 이가영의 파4 17번홀 공략은 베테랑과 루키의 경기력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승부의 분수령으로 작용했다. 두 선수 모두 온그린에 실패해 그린 좌측 러프에 세컨드샷을 떨어뜨린 뒤 맞이한 서드 샷. 이가영은 1.5.m의 프린지에서도 3m 정도 더 떨어진 곳에서 퍼터를 선택했다. 러프 길이가 짧아도 홀까지는 오르막 러프와 프린지를 건너야하는 상황. 이가영의 퍼터 서드샷은 프린지를 넘지 못했다. 결국 이가영은 보기로 홀아웃을 하며 안송이에게 선두 자리를 넘겨줬다.
안송이 역시 러프에서 홀을 공략했지만 선택한 클럽은 달랐다. 정석대로 웨지를 선택, 칩샷으로 홀 1m에 붙여 파를 잡았다. 9언더파 공동 선두에서 단독 선두가 되는 순간이었다. 안송이는 파5인 18번홀에서도 차분하게 파를 잡아낸 뒤 이가영의 2m 버디 퍼트가 실패하자 비로소 밝게 웃었다. 이가영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 기회를 맞았으나 다소 빠른 퍼트 스트로크로 홀인에 성공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안송이와 이가영은 모두 캘러웨이 골프 용품을 사용하며 막판까지 한 타 차 우승 경쟁을 펼쳐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선수의 골프백과 드라이버 등은 모두 같은 캘러웨이사여서 이들이 샷을 할 때마다 자주 카메라에 노출됐다.
한편 올 시즌을 모두 마감한 2019 KLPGA에서는 최혜진(20)이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이전에 이미 대상과 다승왕(5승)을 확정한 최혜진은 마지막 날 1타를 줄여 합계 3오버파 219타로 공동 35위에 올라 평균 최저타수상과 상금왕을 추가했다. 최혜진은 2017년 이정은 이후 2년 만에 4개 타이틀을 차지했다. 신인왕에는 조아연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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