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이정은6 US여자오픈 역전 우승, 한국골프 비하 '일축'

이정은6가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골프장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2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찰스턴(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AP.뉴시스

한국선수로는 10번째 US여자오픈 우승...우승 상금 100만 달러, 신인왕 예약

[더팩트 | 최영규 기자] '핫식스' 이정은6(23·대방건설)이 데뷔 첫 우승을 상금 100만달러가 걸린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한 것은 대회 전 논란을 빚은 한국 골프 비하 발언에 대해 실력으로 일격을 가했다는 점에서 한국팬들에게 더 큰 의미를 주고 있다.

이정은6는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골프장(파71·653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두번째 메이저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1언더파를 치며 합계 6언더파 278타로 셀린 부티에(프랑스)를 제치고 짜릿한 2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LPGA투어에 데뷔한 이정은6는 출전 9개 대회 만에, 미국의 '내셔널타이틀'을 거머쥐며 한국 선수로는 10번째 US여자오픈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올 신인왕 경쟁에서도 사실상 1위를 예약했다.

우승상금 100만 달러(12억원)의 기쁨까지 안은 이정은6는 대회 직전 미국에서 터진 한국여자 골퍼, 특히 이름에 숫자를 쓰는 이정은6에 대한 비하 논란 속에 얻은 우승이란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이정은6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등록 당시 이정은이란 이름이 많아 이정은6란 이름을 쓰며 골프공에도 '6'을 새겨넣고 파워풀한 플레이를 펴쳐 '핫식스'란 별명을 얻었다

한국선수로는 10번째 US여자오픈 챔피언에 이름을 올린 이정은6(왼쪽)와 2011년 우승자 유소연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찰스턴(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AP.뉴시스

이번 US여자오픈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선수들의 대거 참가로 뜨거운 관심을 모은 가운데 대회 직전 터진 미국 코치의 한국 여자 골퍼 비하 발언으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타이거 우즈의 전 코치인 행크 헤이니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신의 PGA투어 라디오에서 US여자오픈에 관한 전망을 얘기하면서 "US여자오픈에 베팅한다면 한국인에 걸겠다. 누구인지는 말할 수 없다. LPGA 투어에 여섯 명 정도?"라고 했다가 "아니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씨다. 성은 말할 수 있더라도 이름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재미교포 미셸 위는 트위터를 통해 "한국계 미국인 여자 골퍼로서, 헤이니의 발언은 굉장히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면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절대 웃을 일이 아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인이든 아니든, 많은 여자선수들이 US여자오픈에서 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희생하고 있다. 그들을 모욕하지 말고 축하하자"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LPGA 투어 전설 애니카 소렌스탐 역시 "받아들이지 못할 발언"이라고 지적했고 캐리 웹 "해니와 스티브 존슨이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이정은6는 대회 전 미국인 코치의 한국여자골프 비하 발언을 실력으로 일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찰스턴(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AP.뉴시스

헤이니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타이거 우즈(미국)의 코치를 지냈다. 현재는 골프채널 쇼를 진행하는 등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다. 논란이 일자 헤이니는 방송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에 대해 우즈는 "합당한 처벌을 받았다"고 부적절한 발언을 꼬집었다.

이정은6의 우승으로 한국은 박세리(1998년) 이후 김주연(2005), 박인비(2008·2013), 지은희(2009), 유소연(2011), 최나연(2012), 전인지(2015), 박성현(2017)에 이어 통산 10번째 한국 선수 US여자오픈 우승자를 배출했다.. 이정은6는 이날 2타 차 6위로 경기를 시작한 뒤 전반을 이븐파로 마쳤다. 파 3인 11번 홀에서 2.5m 버디 퍼트를 홀에 넣으며 기세를 올린 이정은6는 파 5인 15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고 3타 차 선두로 올라섰으며 '사자의 입'이라는 별명이 붙은 16번 홀과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우승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 했다.

2012년 우승자 유소연(29·메디힐)은 최종합계 4언더파로 공동 2위, 2017년 챔피언 박성현(26·솔레어)은 1타를 잃어 최종합계 1언더파로 공동 12위, 2008년과 2013년 이 대회 우승자 박인비(31·KB금융그룹)는 이븐파 284타를 기록해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 김세영(26·미래에셋) 등과 함께 공동 16위로 각각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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